[293호] 한국패션연 원장 없어도 노동자는 일한다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17-12-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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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패션연 원장 없어도 노동자는 일한다
故 손진기 조합원 53일째 장례 못 치러…자격미달 사측
한국패션산업연구원에서 대관 업무를 보던 고(故) 손진기 노동자가 사망한 지 12월 21일로 52일째다.
사측은 고인의 사망 원인이 대관 업무와 관련한 전직 기자 김강석 씨의 갑질 기사, 대구시와 사측의 수수방관, 외압 의혹에서 비롯됐음에도 불구하고 노측 요구 가운데 하나인 ‘업무상 재해의 준하는 예우와 보상’에 대해 여전히 미온적 태도다.
이 뿐만 아니라 주태진 새 원장 직무대행은 ‘원장이 새로 오면 고인의 명예회복을 위한 교섭을 하자’거나 ‘앞서 김창규 원장 직무대행과 노측 간의 합의 사항은 나는 모르겠다’ 등 책임 회피로 일관하고 있다. 고인의 직장 상사이자 사망에 책임이 있는 전 원장 직무대행 김창규 실장은 교섭 중에 아프다고 도망가더니 스스로 보직을 해임하는 일을 자행한 바 있다.
원장이 있든 없든 노동자는 일한다. 원장이 공석이면 직무대행을 선임해 역할을 줘 기관 정상 운영에 매진하도록 한 제도가 규정이다. 노동자도 아닌 사측 이사회 등 경영진이 만든 규정이 멀쩡히 살아있는데, 경영진은 스스로 이를 부정하고 있다. 자격 미달이다. 원장이 없다고 출근하지 않고 일하지 않는 노동자가 있는가?!
또 원장이 있든 없든 고 손진기 노동자는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고, 유족은 생업을 중단하고 아버지 사망에 대한 진상규명, 명예회복을 위해 싸우고 있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지부 박경욱 지부장과 조합원들도 노조 간부와 조합원으로 자신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 오직 사측만 업무 방기, 책임 회피다.
박경욱 지부장은 “노사는 지난 18일, 21일 각각 10차, 11차 교섭을 진행했다”면서 “교섭을 해태하고 동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지키지 않는 사측에 분노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사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노측 항의로 20일 예정된 이사회는 27일로 연기됐다”면서 “대구시가 빠른 사태 해결을 사측에 지시하고, 이사장도 빠른 노사 합의를 주문하고 있는데 사측은 귀를 닫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지부는 19일 ‘임‧단협 쟁취!’ 조합원 총회를 열고 찬반투표를 한 결과 만장일치로 쟁의행위가 가결됐다고 밝혔다. 관련해 오는 26일 지방노동위원회 3차 조정회의를 앞두고 있다.
우리 노조는 대구시 봉무동에 위치한 한국패션산업연구원에서 천막농성, 이사장실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