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5호] 5년 투쟁의 결실 - 수리연 정규직 전환!
작성자 | 정상협 | 작성일 | 18-10-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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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5년 투쟁의 결실 - 수리연 정규직 전환!
국가수리과학연구소는 지난 7월 1일 자로 비정규직 연구직 및 행정・기술・기능직 노동자 16명을 정규직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였다.
이로써 연구소 설립 이래 줄곧 문제가 되어 온 사안이고, 노동조합이 줄기차게 투쟁한 비정규직 문제를 비로소 마무리하였다.
최연택 지부장은 “특히, 내 문제, 네 문제 가리지 않고 정규직·비정규직 조합원들이 함께 투쟁했던 점과 공공연구노조라는 산별 노조의 역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자평했다.
※ 아래는 이번에 정규직으로 전환된 두 조합원의 글이다. 지부 소식지에 실린 글을 지부의 동의를 받아 함께 싣는다.
정규직으로 전환이 되고나서
정규직이 되었습니다. 마치 계약직이라는 노예 신분에서 해방이라도 된 듯, 여기저기서 축하의 메시지가 쇄도하고 있습니다.
정규직이 이렇게 대단한 것인지, 이렇게 되기 힘든 것인지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대학원을 마쳤을 당시엔 계약직이어도 무능하지만 않다면, 지속적인 직장 생활이 어렵진 않을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언제나 내편이 아니었던 것처럼, 능력이 있어도, 열심히 하려는 의지가 있어도, 지속적인 근무를 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세상은 정규직과 계약직을 사회계층화 시키며, 계약직의 인간다운 생활을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계약직을 하위 계층으로 만들어 부리는 방법은 너무 쉬웠습니다.
사람을 부리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 즉각적인 방법은 두려움과 공포를 이용한 것입니다. 그리고 계약직이라는 지위는, 재계약 거절이라는 사용자 측의 공포를 이용한 방법에 너무나도 휘둘리기 쉬운 위치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방식으로 십년 가까운 세월을 휘둘렸습니다.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하기도 하고, 거짓말에 속기도하고, 자신의 의견을 당당히 내기보다는 위축된 삶을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의견을 당당히 내기 위해서는 내년의 삶은 없을 수도 있다는 각오를 해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계약직으로서, 비정규직으로서 남의 눈치를 보진 않았지만, 미래를 설계하기 어렵다는 사실은 끊임없는 분노를 만들어내고 스스로를 파괴하는 삶을 선택하게 만듭니다.
아마 그래서 정규직이 되었을 때 여기저기 축하의 메시지가 쇄도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정규직이 되었다고 해서 더 나은 삶이 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내년의 계획은 세울 수 있다는 안도감을 주니, 그나마 지금이라도 정규직이 되어서 다행이다 싶습니다.
여기까지 버텨오도록 도와주신 많은 분들이 생각납니다. 연구소 안팎에서 일반 정규직과 계약직의 구분이 아닌 사람 대 사람으로 대해주신 분들, 그리고 저와 연구소 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 앞장서 주신 분들이 너무 고맙습니다.
그리고 다음 달 부터는 취미를 한 개 쯤은 가져도 불안해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강혁(조합원)]
정규직 전환 소감
입소 후 매년 평가를 통해 재계약을 해야 하는 실직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렸는데 정규직 전환으로 재계약에 대한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어 너무 기쁩니다.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의 사측과 노동자간의 갈등은 필연적으로 갈등이 빚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정규직 전환'을 부정하는 사측의 입장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설명하고 설득하는 노력을 기울여주신 전국공공연구노조 및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지부께 진심으로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앞으로 부족하지만 수리연지부의 교육국장으로서 노동조합과 조합원들을 위한 교육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정한영(교육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