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6호] 3.8. 세계 여성의 날 전국 노동자대회 개최
작성자 | 오수환 | 작성일 | 19-03-15 |
---|
본문
3.8. 세계 여성의 날 전국 노동자대회 개최
성차별 박살, 최저임금 인상, 여성비정규직 정규직화 투쟁 결의
민주노총은 8일 오후 2시 서울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2019년 3.8 세계여성의 날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성차별 박살, 최저임금 인상, 여성비정규직 정규직화 등을 위해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민주노총에도 100만 조합원 시대가 됐고 이제 3명 중 1명이 여성일 정도로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주요 동력이 될 것”이라면서 “조직문화를 성평등 문화로 여성의 참여율을 높이고 여성할당을 높여 성폭력 의제를 확산시켜내서 내년에는 더 희망적인 얘기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민주노총은 ‘성평등 모범조직상’으로 더케이손해보험(사무금융연맹), 전국교육공무직본부(공공운수노조), 레이테크코리아(금속노조) 등 7곳 사업장, ‘성평등 모범조합원상’으로 김현정(교보증권지부), 박화신(천안시립예술단지회), 이노이(한국지엠지부) 등 5명 조합원에게 시상했다.
성평등 모범조직상을 받은 건설노조 중서부건설지부 김미정 부지부장은 “남자도 하기 힘들다는 건설 기능공 일을 하면서 집에 오면 주먹 쥘 힘이 없을 정도로 일을 했지만, 산재가 비일비재하고 성희롱이 일상이었다”면서 “노조 집행부가 평등 정책으로 이주노동자들, 여성노동자들과 함께 해주면서 여성들이 자신감을 얻게 됐고 이 자리에 있을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1985년에 입사해 올해 정년을 앞두고 성평등 모범조합원상을 받은 이노이 한국지엠지부 조합원은 “2000년 정리해고 돼 낮에는 집회, 밤에는 식당에서 일을 하면서 4년을 버틴 끝에 복직을 이뤄냈지만 여성 차별이 심해 왕따를 당했다”면서 “노조 문을 두드리고 열심히 싸운 끝에 여성부가 생겼고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이뤄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작년 한해 미투운동으로 '가해자에게는 처벌을, 피해자에게는 일상을'이라는 구호를 외쳐왔다. 하지만 미투 관련 법안의 통과는 거의 되지 못했고, 전체 예산 중 미투 예산은 0.01%에 불과하다" 면서 지난 해 노동과세계 기고 글을 통해 김지은 씨가 "피해자가 아니라 노동자 김지은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 당연한 것이 너무나 어려운 현실이다. 강간의 성립 요건을 폭행, 협박 여부로 판단하는 형법 297조는 개정되어야 하고, 성폭력에 대한 판단은 오로지 '적극적 동의'가 기준이 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투쟁선언문을 통해 “미투 운동은 끝나지 않았고 미투 운동이 가져올 변화는 이제 시작”이라면서 “낙태를 여성에게 죄로 묻고 낙인을 강화하고 출산을 장려하는 것은 저출산 대책이 될 수 없다”고 낙태죄 폐지를 요구하기도 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집회가 끝난 후 ‘성차별 박살내자’ 구호를 외치며 보신각을 거쳐 서울고용노동청 앞까지 행진을 하고 마무리집회로 행사를 정리했다.
한편 대전에서는 대전여성단체연합 외 27개 단체가 하루 전날인 7일 “3.8. 세계여성의 날 111주년 기념 대전여성대회 기자회견 및 캠페인”이 진행 되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3.8 세계 여성의 날 111주년 기념 대전여성 선언을 낭독하고, 피켓 퍼포먼스, “우리가 만들어요” 몸짓 공연, 행진 등을 진행했다.
기자회견에서 우리 노조 카이트스 비정규직지부 이선영 여성부장이 발언했다. 카이스트에서 10년 넘게 위촉기술원으로 근무했던 이 부장은 “임신을 한 뒤 기존 1년 단위로 진행하던 고용계약을 6개월로 하자는 요구를 받았고 출산 휴가를 다녀온 후 4개월 단위에서 다시 또 2개월 단위 쪼개기 계약으로 변경됐으며 그 뒤에는 전일에서 시간제로의 변경을 요구 받았다”면서 자신의 경험담을 설명했다.
이어 “시간제로의 변경에 응하지 않자 사측은 사무실과 컴퓨터 비밀번호를 바꿨고 열린 문틈으로 잠깐 들어갔다가 화장실에 다녀와 보니 문을 잠그고 불을 꺼버렸다”고 당시를 회상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이 부장은 “제가 만약 남성 노동자였더라도 출산문제로 쪼개기 계약과 부당대우를 당했을까”라고 반문하며 “더 이상 저와 같은 설움을 겪는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가 있어서는 안된다. 엄마로서 제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싸우겠다”고 강경한 의지를 밝혔다.
한편 우리 노조는 화학연지부, 카이스트비정규직지부, 에트리지부, 특허정보진흥센터지부, 대전TP지부, 노동연지부, 건축도시공간연지부, 충남여성정책개발원지부, 부산TP지부, 핵융합연지부, 수리연지부, KISTI비정규직지부, 원자력연비정규직지부, 생명연비정규직지부, 기초연비정규직지부, 표준연비정규직지부 총 16개 지부가 600여명의 조합원에게 빵과 장미 그리고 3.8 여성의날 기념 유인물을 나눠주며 3.8여성의날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행사를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