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2호] 민주노총 / 윤석열 정권 퇴진! 건설 노동자 양회동 열사 추모 결의대회 개최
작성자 | 원혜옥 | 작성일 | 23-05-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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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5월1일 이른 아침 평소와 똑같이 아이들을 안아 주고 다녀온다고 집을 나섰을 때 너의 심정은 어땠을까. 쌍둥이 딸·아들이 아빠에게 ‘우린 아빠 믿어요, 힘내요’, 그 문자 확인하고도 가족과의 이별을 멈추지 않고 그 길을 선택했는지…. 비통한 마음뿐이다. 3차례 소환조사와 압수수색, 구속영장 청구. 그 고통이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마지막 순간까지도 ‘억울한 사람들 풀어 주고 일하는 노동자 떳떳하게 사는 세상 만들어 주세요’하고 부탁했지. 못난 형이 널 지켜 주지 못해서 미안했다. 하지만 너의 억울함을 풀어 주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노력했었다고, 그리고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셨다고 꼭 이야기해 줄게. 사랑한다. 내 동생.”
노동절 아침 윤석열 정권 퇴진과 구속노동자 석방을 촉구하며 분신해 이튿날 사망한 고 양회동 건설노조(위원장 장옥기)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의 형인 양아무개씨가 17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결의대회에서 고 양 3지대장에게 쓴 편지를 읽으며 흐느꼈다. 이날 결의대회는 전날부터 진행한 건설노조 1박2일 총파업집회의 이틀 차 본대회였다.
“아픈 사람이 더 아픈 사람 위로하는 현실”
이날 대회에서도 민주노총은 윤석열 정권 퇴진을 강조했다. 양경수 위원장은 “이태원 참사 200일을 맞은 전날(16일) 세월호 유가족이 이태원 유가족을 위로하고, 이태원 유가족과 양회동 열사의 유가족이 서로 아픔을 어루만졌다”며 “아픈 사람이 더 아픈 사람을 위로하고, 고통받는 사람이 더 고통스러운 사람을 위로하는 잔인한 현실을, 죽음의 행렬을 멈추기 위해 윤석열 정권을 끌어내리는 것밖에 답이 없다”고 강조했다.
장옥기 위원장은 “지난 12일 경찰은 건설노조 대전충청세종전기지부를 압수수색하며 협박·해악을 가한 사실이 없지만 회사 운영에 지장이 생길 정황이 예상된다며 관심법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며 “양회동 열사의 죽음 앞에서도 정권과 경찰은 정당한 법 집행이라 억지주장하며 양회동 열사를 죽음으로 내몰았듯 수많은 건설노동자를 죽음의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집회를 마친 뒤 민주노총은 서울지방고용노동청과 용산 대통령실 방향으로 행진하고,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연좌농성했다.
건설노조 30일에도 집회, 금속노조 31일 총파업
건설노조는 고 양 3지대장 사망 이후 윤석열 정권 퇴진운동을 전면화하고 16~17일 이틀간 서울 남대문~동화면세점 일대에서 집회를 개최했다. 경찰은 퇴근시간 교통체증을 이유로 16일 집회를 오후 4시까지로 제한했지만 건설노조는 이후에도 4개 종교 추모기도회와 이태원 참사 추모촛불문화제를 연이어 진행했다. 이후 서울행정법원이 집회금지 통고 효력정지 가처분을 인용하면서 저녁 8시께에는 조합원 약 2천명이 용산 대통령실까지 행진했다. 이후 노동자들은 세종대로 인도쪽에서 노숙을 하며 집회를 이어 갔다.
앞으로도 대규모 집회가 연이어 진행된다. 건설노조는 30일 대규모 집회를 열겠다고 공언했고, 금속노조의 31일 총파업에서도 고 양 3지대장 사망에 대한 진상규명과 정권퇴진 요구가 지속할 전망이다.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는 진상조사를 위한 민간기구를 꾸리기 시작했다. 야당도 대응을 약속했다. 윤희근 경찰청장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겨냥하고 있다. 건설현장 불법행위 근절 태스크포스(TF) 운용과 건설노조 압수수색·구속영장 남발 책임을 물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노조는 15일(월) 11시, 최연택 위원장과 대전권 동지들은 대전 시민분향소를 찾아 추모를 진행하고 같은날 저녁 촛불집회에 참여했다. 또한 17일 결의대회에 윤미례 사무처장을 비롯해 십여명의 조합원이 참여해 양회동 열사를 추모했다.
▲ 5월 15일 대전 갤러리아백화점 앞에서 건설노동자 양회동 열사 추모 촛불집회에 우리 노조 윤미례 사무처장 외 동지들이 참여했다.
▲ 5월 15일 건설 노동자 양회동 열사의 시민분향소에 우리 노조 최연택 위원장을 비롯해 대전권 동지들이 분향드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