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결과 분석자료] 미투운동 1년 민주노총 조사 및 분석 결과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19-04-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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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미투운동 1년, 일터는 어떻게 달라지고 있나?
민주노총 조합원 실태조사 보고서
1. 조사 개요
1) 조사의 배경
2018년 1월 서지현 검사의 성폭력 피해 증언을 기점으로 한국사회에서도 수많은 여성들의 성폭력 피해 사실에 대한 증언과 고발, 법적 고소가 이루어져 왔다. ‘미투운동(#MeToo Movement)’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여성들이 자신의 피해 사실을 드러내고 사건의 규명과 가해자 처벌을 요구한 실천의 흐름은 2018년을 한국의 역사에서 ‘미투운동의 시간’으로 기록하게 할 만큼 뜨겁고 강렬했다. 그리고 2019년에도 심석희 선수의 고백으로 시작된 체육계 성폭력 사건을 비롯해 한국사회 곳곳에서 용기 있는 여성들의 선언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사회에서 미투는 진행 중이다.
한국사회에서 성폭력의 피해자는 피해 사실을 말하기 어려웠다. 피해자에게 책임을 덧씌우는 피해자 비난하기(“blame the victim”), 성적 수치심 자극하기, 피해자의 자격에 대한 논란 등 성폭력 피해자는 자신이 피해자임을 드러내는 순간 또 다른 의심과 조롱, 비난과 공격의 피해를 감수해야 했다. 2차, 3차 또는 그 이상으로 전개되는 가해 행위 앞에서 성폭력 피해자는 때론 개인적 명예를, 때론 자기 인생 전부를 걸고 싸워야 했다. 미투운동은 이제 여성들이 피해 사실의 증언을 개인적 모험에만 맡겨두지 않겠다는 단호한 결정을 내렸음을 보여준다. ‘나도 그랬어’ ‘나에게 그런 경험이 있어’라는 고통스런 고백은 지난 1년간 한국사회에서 ‘너와 함께 하겠어(With You)’라는 메아리와 만났고 한국의 여성운동은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미투운동의 중요한 특징은 일터에서 일어나는 성폭력이라는 점이다. 때문에 반복될 위험이 크고 성폭력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가 훨씬 복잡하며 사건의 파장도 여러 갈래로 얽혀 있다. 성폭력 피해자는 자신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당할 뿐 아니라, 고용과 인간관계의 상실, 경제적 불이익 등 총체적인 피해에 직면하기 쉽다. 때문에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다. 미투운동이 한국사회 많은 여성들의 지지와 응원 속에서 이어지는 것처럼, 일터에서의 성폭력 피해를 드러내기 위해서는 일터 안팎의 수많은 지지자와 응원자들이 함께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노동조합은 일터의 성폭력을 드러내고 규명하고 피해자를 지원할 수 있고, 또 지원해야 하는 의무를 갖는다. 이 의무는 실로 중차대하다.
민주노총의 이번 조사는 이런 책임감 속에서 이루어졌다. 예산도 없고 시간도 없는 상황에서 민주노총 여성위원회의 결단이 이 어려운 조사를 가능하게 했다. 설문조사와 면접조사에 참여한 조합원과 간부들은 ‘미투’와 ‘위드유’의 감정을 동시에 느꼈을지 모른다. 서지현과 김지은의 성폭력 경험은 일터에서 일하는 수많은 여성들의 경험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 조사가 일터 내 성폭력에 대해 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열린 공론장을 만들고 성폭력에 대한 우리의 대응능력을 한 단계 더 성숙시켜 줄 계기를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
2) 조사의 목적과 방법
o 조사 목적
민주노총 가맹조직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지난 1년간 미투운동과 관련해 경험해 온 성폭력 사건의 제기와 처리과정에 대한 인식, 일터 내 성폭력 문제에 대한 인식과 관행, 제도의 변화를 파악하고 이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점을 찾아 과제로 제시한다.
이 조사는 각 사업장에서 지난 1년간 제기되었던 성폭력 사건의 처리와 조직의 대응 전반을 살펴보는 데 목적이 있다. 성폭력 사건의 발생과 처리는 경우에 따라서 일반 노동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채 진행되기도 하므로, 좀 더 정확한 파악을 위해서는 노조 간부에 대한 조사를 별도로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조사는 노동조합의 간부와 일반 조합원에 대한 별도의 설문지를제작해 조사하였다.
이 조사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조합원들의 인식을 성별에 따라 비교하는 것이다. 따라서 조합원 조사 역시 여성과 남성 조합원을 구분하여 설문지를 제작, 배포하였다. 미투운동에 대해서 여성과 남성이 갖는 경험과 인식의 공통점과 차이, 또 성별 조합원들의 인식의 변화를 살펴보고, 성별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탐색한다.
o 조사 방법
조사 대상 : 민주노총 가맹조직별 사업장 노조 간부, 여성조합원, 남성조합원
조사 방법 : 설문조사, 면접조사(Group Interview)
조사 기간 : 2019년 1월 – 3월
조사 기관 : 민주노총 여성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