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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지부-금강칼럼] 퇴역군인 특혜 채용 제도(금강일보 2021.3.3/이성우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위원장)

작성자 최소영 작성일 21-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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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일보] 사관학교 출신 대위 전역자를 5급 사무관으로 특채하는 제도가 있었다. 12.12 쿠데타 이후에는 공직자 숙정 계획에 따라 군사정권에 반하는 공무원들을 쫓아내고 그 자리를 채우는 용도로 악용하기도 했다. 박정희 씨가 군의 사기를 높이고 공직사회의 기강을 바로잡는다는 명분으로 만든 제도다. 1977년부터 1988년까지 11년간 784명을 채용했는데 세간에서는 그들을 유신 사무관이라고 불렀다. 한때 유신 사무관의 위세는 행정고시 출신들을 능가하기도 했지만, 2017년을 끝으로 모두 퇴직했다. 
 유신 사무관보다 훨씬 앞서 퇴역군인을 정부기관, 공공기관, 민간기업에 특채하도록 강제한 제도가 아직도 버젓이 남아 논란이 되고 있다. 1969년 3월 대통령령으로 설치한 비상기획위원회 체제에서 도입했던 비상대비 업무담당자 제도가 바로 그것이다. 비상대비 업무담당자는 국가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신속한 비상대비 전환태세 준비를 위해 정부기관과 중점관리지정기관에서 비상대비 업무를 전담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들의 임무는 충무계획, 비상대비교육 및 훈련, 직장민방위 및 예비군 업무, 직장방호 및 보안업무, 비상대비, 재난, 안전 업무 등이다.

 행정안전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3월 현재 대위 이상 장교 출신으로 채용된 비상대비 업무담당자는 모두 574명(정부기관 95명, 공공기관과 지정 민간업체 479명)이다. 문제는 비상대비자원관리법과 비상대비업무담당자 인사관리규정에 따라 비상대비 업무담당자의 선발과 임용에 관한 모든 권한을 행정안전부가 갖고 있다는 점이다. 비상대비 업무담당자가 사망이나 퇴직으로 공석이 되면 행정안전부가 연 2회 전형과정을 거쳐 대상자를 선발하여 정부기관 또는 중점관리기관에 추천한다. 만약 행정안전부가 추천한 사람을 비상대비 업무담당자로 채용하지 않으면 그 기관의 대표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군사정권이 만든 이 제도는 그동안 남북관계를 비롯한 정치, 사회적 환경 변화에 따라 정체성 논란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남북한 공존을 추구하는 때에 전시체제 인력과 물적 자원 동원에 중점을 둔 군 출신 임용을 강제하는 것은 참으로 구시대적이다. 생명 안전에 관한 인식이 높아지고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가 심각한 최근 상황에서는 감염병과 기후 위기와 같은 국가적 재난과 안전 대비에 걸맞은 전문성을 겸비한 인력 채용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더욱 설득력이 있다.

 최근 과기정통부가 한국화학연구원에게 소령 출신의 비상대비 업무담당자를 채용하도록 강제하면서 과학기술계 출연연의 관심사로 다시 떠올랐다. 이공계 출연연 종사자의 경우 98년 외환위기 이후 정년 단축, 복지 축소 등 노동조건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면서 우수 인력을 유치하는 것이 크게 어려워졌다. 연구업무에 꼭 필요한 신규인력 채용을 위해 T/O를 확보하려 해도 기재부가 번번이 제동을 걸어왔다. 월 수백만원의 연금을 받는 퇴역 군인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1억 원 안팎의 고액 인건비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을 어떻게 납득할 수 있겠는가.

한국화학연구원 노조 간부들은 과기정통부와 행정안전부에서 벌써 한 달이 넘도록 비상대비 엄무담당자 채용 강요에 반대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나아가, 국가 비상사태에 제대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비상대비자원관리법의 낡은 독소 조항들을 그대로 방치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시 간추려 본다. 과학기술계 출연연을 포함하여 중점관리지정기관 선정 과정에서 해당 기관 종사자들이 동의할 수 있는 기준을 다시 마련해야 한다. 정부가 군 출신 중에 선발하여 낙하산 인사로 강제하는 것은 중단하고 전문 인력을 기관 스스로 채용하도록 개선해야 한다. 비상대비 업무담당자에 대한 특혜를 폐지하고, 임금 수준과 평가 기준 또한 기관의 내부 시스템에 따르도록 해야 한다. 유신 사무관처럼 쓸쓸히 밀려나는 역사적 유물이 되기 전에 정부가 먼저 법과 제도를 새롭게 정비하기 바란다.

출처 : 금강일보(http://www.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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