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하 원장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가족께 드리는 글”에 대한 공개질의서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10-01-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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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하 원장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가족께 드리는 글”에 대한
공 개 질 의 서
- 2009. 1. 4. -
단협 해지를 통해 김용하 원장은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
2009년 12월 31일을 넘기는 순간 2010년 1월 1일 새벽 노동관계법이 국회에서 추미애 환노위원장의 단독 상정과 김형오 국회의장의 직권 상정, 한나라당 단독 표결 참여를 통해 날치기로 통과되었습니다.
현재 우리 연구원 단협 해지 사태와 최근 정부의 노동관계법 개정을 둘러싼 상황은 별개의 사안이 아닙니다. 현재 노사관계를 둘러싼 원장의 선택은 정부의 지침을 과도할 만큼 충실히 따르는 것인데, 문제는 그 지침이 궁극적으로 국책연구기관의 발전을 위한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을 무력화시키고 출연연구기관에 대한 정부의 장악력을 높이려는 데 있다는 점입니다. 정부는 향후 공공부문 구조조정 과정에서 가장 걸림돌이 될 노동조합을 무력화시키기 위해서 단체협약을 먼저 무력화시키고자 하는 것입니다.
김용하 원장이 선택한 단협 해지는 과연 누구를 위한 선택입니까? 연구원의 발전을 위한 것입니까? 기관평가 점수를 잘 받기 위한 것입니까?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평가편람을 보면 경영사항 전반에 걸쳐 노동조건 개악 및 행정편의적 독소조항 등으로 국책연구기관에 대한 과도한 통제가 남발되고 있는데 이런 조건에서 기관평가를 잘 받는 것에만 방점을 찍는다면 무엇이 좋아지겠습니까?
2010년 새벽에 날치기 통과된 노동관계법은 향후 2월에 실시될 기관평가 등과 함께 공공부문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칼이 될 것이고, 단협이 해지된 이후 연구원에 대한 정부의 통제와 목조르기는 더 한층 강화될 것입니다. 원장의 단협 해지는 경영상 불가피한 선택이 아니라 철저하게 정부의 방침을 따르는 계산된 선택이었을 뿐입니다.
우리 노동조합은 김용하 원장이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가족께 드리는 글”에서 밝힌 단체협약 해지의 불가피성을 납득할 수 없으며, 왜곡된 사실을 바로잡을 것을 요구합니다.
【사실을 왜곡하지 마십시오: 10대 쟁점,“그것이 알고 싶다”】
1.“현재의 불균형한 상태로 교섭을 더 이상 진척시키기 어려운 한계에 도달”했다?
⇒ 지금까지 교섭은 기존 단체협약을 삭제하거나 문구를 축소・수정하는“양보교섭”으로 진행되었기에, 철저하게 노측이 불리한 불균형적 교섭이었습니다. 게다가 사측은 무조건적인 정부지침 이행, 또는 그 이상의 수준만을 고집할 뿐 더 이상의 합리적인 대안을 위한 노력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실이 이러한데도 “불균형한 상태”에서 교섭을 할 수 없다는 주장은 그야말로 억지일 것입니다.
2.“현재 협약은 현저하게 노동조합 측에 기울어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그렇지 않습니다. 현재 단체협약은 충분한 협의를 통해 노사가 합의한 것으로 보사연 직원들의 노동기본권을 보장하고, 사측의 불공정․불합리한 조치를 제한하거나 사측의 일방통행에 대한 노조의 거부권을 보장하는 협약이지, 연구원 경영을 심대하게 저해하는 협약이 아니었습니다.
2009년도 국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우리 연구원 단체협약에 대한 문제 지적은 한나라당 친이계의 선봉 돌격대로 알려져 있는 김용태 의원의 견해였습니다. 같은 날 정무위 홍영표 의원은 그간 기관 경영에 아무런 하자가 없었음에도 단지 일개 기관의 단협만을 문제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발언한 바 있습니다.
3.“유사한 단협을 가진 기관에서 기존의 단협을 해지하고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
⇒ 그렇습니다. 2009년 2월에 단협을 일방적으로 해지하고 “해고가 자유로워야 한다, 임금삭감은 경영자가 맘대로 해야 한다, 비정규직 고용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 헌법에서 노동3권을 삭제해야 한다”고 발언하여 파장을 일으키고 마침내 연구원 전체를 파국으로 몰고 간 박기성 전 노동연구원장은 전면파업 80여 일만에 결국 사표를 제출하였습니다. 단협해지 조치를 기해 촉발된 심각한 노사갈등, 기관운영의 파행, 그리고 원장사퇴라는 비극적인 결말로까지 확대된 선례를 따르려고 합니까? 다른 기관들도 단협해지해서 갈등을 겪고 있으니 우리도 그렇게 갈등을 겪어야 된다는 것입니까?
4.“2009년도 연구기관 경영평가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이미 지적된 사안들에 대한 조정 없이는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
⇒ 그렇습니다. 기관 경영평가에서 차등폭도 확대하고, 누적적 연봉제도 실시하고, 호봉제도 없애고, 2진 아웃제도 실시하라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 노조는 이미 지부 총회에서 성과연봉 비율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 의결하여 사측에 통보하였고, 차등폭도 평가지침대로 확대하겠다고 하였습니다. 다만 호봉제 폐지나 누적적 연봉제는 너무 충격이 클 수 있으니 연착륙할 수 있도록 사측이 합리적인 안을 제시해달라고 누차 요청한 바 있습니다. 사용자측이 호봉제 폐지, 성과연봉 비율 확대 등에 대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번이라도 취지를 설명하고 설득하는 노력을 한 적이 있습니까? 오히려 노동조합이 총회를 통해 이 같은 상황을 설명하고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습니까? 노동조합이 변화한 환경의 요구에 따르기 위해 사측과 더불어 이처럼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협해지라는 극단의 카드를 사용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5.“국민복지 향상을 위한 정책개발이 주 임무인 우리 연구원이 과거의 기득권만을 계속하여 고집할 수는 없다”?
⇒ 기득권만을 고집한 적 없습니다. 노조가 기득권만을 계속 고집함으로써 국민복지 향상을 위한 정책개발을 저해한 적이 있습니까? 교섭이 진행되는 내내 노측은 사측이 제기하는 문제점에 대하여 전향적으로 수용할 의사를 표시하였지만,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부지침을 수용하라고 고집한 것은 사측입니다. 출연연구기관의 마우스탱크화 의도에 순응하는 길이 과연 국민복지 향상을 위한 길일까요? 국민복지 향상을 위한 정책개발에 참여한다는 자부심으로 일하고 있는 기관 구성원들의 복지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6.“직원의 복리증진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단협 조항들은 더욱 그러합니다”?
⇒ 기존의 노사동수위원회를 지칭하는 것입니까? 단협 상 노사동수위원회는 고용안정위원회, 규정심의위원회, 평가위원회 3개 입니다. 노조는 기존의 단체협약에서 고용안정위원회는 기관 구조조정시에 가동되는 것인 만큼 단협에 있어야겠다고 했습니다. 사측에서 고용안정위원회에 대한 문구를 완화하자고 해서 그것도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 외 2개 위원회에 대해서도 노조는 “노사동수”라는 조항을 삭제하겠다고 했습니다. 단 임금, 노동조건, 복리후생에 대해서는 노조가 사측의 일방적인 개악을 막을 수 있는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조치를 보장해달라고 했습니다. 이것도 수용하지 않으면서 단협을 해지한 것은 정부지침을 핑계로 원장전횡을 선포한 것 아닙니까?
7.“그 동안 이루어져 왔던 많은 노사관행들이 효과적인 연구원 운영에 부담으로 작용”?
⇒ 노사 동수 평가위원회에서 오랜 시간 협의하여 만든 우리 연구원의 평가지침은 이미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합리적인”지침이라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무엇이 연구원 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하였습니까? 인센티브 총액 재원을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밝히라는 것이 부담이었습니까? 법에도 있는 동일가치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비정규직에게 적용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한 것이 부담이었습니까? 비정규직 등 인력운용에 있어서 투명하고 합리적인 길을 가자고 요구하는 것이 부담이었습니까? 단협 해지 이전에 효과적인 연구원 운영의 실체는 무엇이고 부담의 실체는 무엇이었는지 직원의 대표단체인 노조에 한번이라도 진심을 가지고 설명한 적 있습니까?
8.“지금의 대내외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볼 때, 현재의 단협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중장기적으로 지속적으로 발전을 하기 위해서, 궁극적으로는 전체 직원의 복리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 현재의 단협이 우리 연구원의 “지속적인 발전”과 “전체 직원의 복리측면에서 바람직”한가에 있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사측에서 그렇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단협개정을 위한 교섭을 진행해왔을 것이겠지요. 그렇습니다. 위의 이유는 단협을 개정하기 위한 교섭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필요한 말이지 단협해지의 이유는 결코 될 수 없습니다. 노동조합이 교섭을 해태하거나 기피한 적이 없는데 이 같은 이유로 단협해지를 했다는 것은 설득력을 얻기 힘들 것입니다.
김용하 원장의 중장기적, 지속적 발전의 청사진을 누구보다 듣고 싶은 대상 중의 하나가 노동조합일 것입니다. 김용하 원장 부임 이후 1년이 훌쩍 넘었고 이제는 보건사회연구원 직원들에게 본인이 원장 후보 시절에 밝혔던 사안들에 대해 책임을 져야할 시점이 오고 있는 것 아닙니까? 궁극적으로 전체 직원의 복리측면에서 김용하 원장은 무엇을 약속할 수 있는지 이제부터라도 차근차근히 지켜보고 따져봐야 할 때입니다.
9.“새로운 협약 체결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지 노사간 갈등을 키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 그동안 노조가 스마트를 통해 공지하였듯이, 새로운 협약을 체결하기 위한 단체협상은 매우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단체교섭 중에 노사간의 의견 차이는 언제나 있는 것입니다. 이런 궤변은 지금의 단협 해지 상황이 노사갈등을 감수하고서라도 이명박 정부의 반노동조합적인 지침을 고스란히 따르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더 근본적인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인지, 도대체 우리가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 정말로 묻고 싶은 대목입니다.
10. 단협 해지 통보가 “실장회의 논의와 직원 여러분들의 의견 수렴 이후” 내려진 결정이라면,
⇒ 단협 해지 이후 벌어지는 사태와 연구원에 미칠 파장에 대해 그 “여러분”께서는 앞으로 공동의 책임을 지셔야겠습니다.
【공개질의합니다!!】
○ “의견을 수렴한 직원 여러분”은 누구입니까?
○ “현 단협이 현저하게 노동조합 측에 기울어져 있다”는 구체적 근거는 무엇입니까?
○ “교섭을 더 이상 진척시키기 어렵다는 중론”의 실체는 누구입니까?
○ “직원간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는 경우”란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입니까?
⇒ 근거가 충분치 않거나 혹시라도 일부 직원들의 주관적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김용하 원장의 연구원 경영방침에 대해서 심각한 우려를 금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밝혀둡니다.
【요구합니다!!】
○ 연구원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해치는 정부지침을 일방적으로 관철시키는 노동조합 무력화 기도를 즉각 중단하라 !
* 민주당 정무위원회 소속 홍영표 의원은 2009년 국정감사에서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도 없었는데 마치 단협 때문에 문제가 있다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독재정권처럼 싱크탱크(Think-tank)를 마우스(Mouth-tank)로 만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김용하 원장은 단협 해지를 즉각 철회하고, 진정성을 가지고 교섭에 임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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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이 보사연 홈페이지에 띄운 글)
김용하 원장, 노조에 단협 해지 통보
작성일 : 2009/12/31번호 : 81조회수 : 109
김용하 원장, 노조에 단협 해지 통보
30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가족께 드리는 글’ 통해 밝혀
새 협약체결 위해 “문은 계속 열어두겠다” 언명
김용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원장은 30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가족께 드리는 글’을 통해 “노동조합과 체결한 단체협약(2004.3.5) 해지를 통보한다”고 선언했다.
김 원장은 해지통보 이유로 “현재 협약은 현저하게 노조측에 기울어져 있다는 평가를 원내외에서 지적받아왔으며, 또 국회 국정감사 과정에서 우리 연구원 단협(안)의 문제점에 대한 심각한 지적이 있었고, 국무총리실 감사에서도 과거 노사간에 무리한 약속에 기초해 운영돼왔던 부분에 대한 시정을 요구받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최근에 있었던 공공부문의 노사갈등에 대해 상당수 국민들이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유의하자”면서 “지금의 대내외적인 상황을 고려해볼 때 현재의 단협은 보사연이 중장기적으로 지속적인 발전을 하기 위해서, 궁극적으로는 전체 직원의 복리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원장은 또 “경제사회적으로 어려운 계층을 포함해 국민복지 향상을 위한 정책개발이 주 임무인 우리 연구원이 과거의 기득권만 계속 고집할 수는 없다”고 말하고 “5년 전 상황에서 노사가 합의했다고 하더라도 환경이 달라지면 여건변화에 맞추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협약체결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약해지 조치는 새로운 협약체결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지 노사간의 갈등을 키우기 위한 것이 아님을 전제, 김 원장은 “새로운 단협의 조속한 체결을 위해 대화의 문은 계속 열어두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