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일연구원의 양심은 어디에 있는가? > 통일연구원 노사는 지난 12월23일 임금협상 결렬을 선언하였다. 그 이유는 우리지부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안을 사측이 제시하였기 때문이다. 사측 안은 수탁용역활동비를 퇴직급여충당금에 예치해야 하니 수탁용역 참여자들에게 인건비의 50%를 수탁용역활동비로 지급하자는 것이다. 인건비는 박사·비박사, 노조원·비노조원을 떠난 전직원의 임금이다. 인건비는 금년 물가인상율을 반영한 정부인상분, 가계지원비(성과연봉) 등을 포함한 전직원 임금이다. 따라서, 인건비는 자체수입활동의 수탁용역비와 엄격히 구분되어야 한다. 수탁용역활동비는 연구진이나 연구지원진 모두에게 편차가 아주 크다. 연구진 중에도 자신의 기본과제에 최선을 다하고 본인의 연구영역을 벗어난 수탁용역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연구영역에만 몰두하는 연구자가 많다. 연구지원진은 업무자체가 수탁용역에 참여할 수 없는 업무인 직원이 많다. 당연히 이들은 수탁용역의 소득이 전혀 없거나 아주 적은 사람들이다. 이런 모든 직원들에게도 가계지원비(성과연봉)는 일정한 기준에 따라 동등하게 지급받을 권리가 있다. 사측(안)인 수탁용역 참여자들에게만 인건비의 50%를 국한하여 지급하자는 것은 수탁용역 비참여자들에게 지급해야할 임금을 뺏어 수탁참여자들에게만 지급하자는 것이다. 임금을 누구에게는 지급하고 누구에게는 지급하지 말자는 사측(안)을 우리 지부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수탁용역참여자 또한 피해자이다. 용역심의위원회의 결재를 득한 실행예산서에 근거하여 연구사업을 수행하였고, 그 예산서에는 참여자들의 인건비가 책정되어 있다. 모든 용역참여자들은 예산서의 용역비를 수령하는 줄 알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용역수행활동비는 능률성과급이라며 지급하지 않는다고 하다가 추석 즈음에는 50%를 지급받았다. 그런데 또, 지금은 퇴직금에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나머지 50% 지급받을 수 없고, 대신 인건비에서 어느 정도 보상해 준다고 한다. 용역수행활동자들은 뜻하지 않게 용역을 하지 않는 직원들의 임금을 뺏어가는 가해자가 되어 버렸다. 경영진의 무능함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님을 알고 있지만, 결국 구성원의 임금과 수탁활동비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모든 직원들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이 현실을 경영진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통일연구원은 노조 설립 이후 매년 인건비를 가지고 노사가 임금협상을 통해 인건비를 전직원에게 골고루 배분했다. 단 한번도 임금협상이 결렬된 적 없다. 그러나, 현 원장 취임 이후 연구·인사·예산의 모든 체계가 원장의 독선으로 엉망이 되더니 이제는 직원들의 임금마저도 특정 직원에게만 지급되는 막장을 경험하고 있다. 통일연구원 노사의 단체협약서에는 임금인상은 임금교섭을 통하여 정하게 되어 있고, 또 현행법은 노사간 임금협상 결렬이 되면 고용노동부 산하 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을 받게 되어 있다. 우리 지부는 협상결렬 후 지노위의 조정신청서를 작성하던 중 사측의 일방적이고 불법적인 임금지급의 수모를 당했다. 사측의 현 경영행위는 불법이다. 우리 지부는 법에 따라 차분히 대응하며, 금번 사태의 관련자들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다. 또, 임금뿐 아니라, 그간 우리 지부가 축적한 연구·인사·예산과 관련된 모든 불법적 경영행태를 언론, 국무총리실, 감사원, 이사회에 알려 그 잘못을 바로 잡을 것임을 명백히 밝힌다. 구성원들이 침묵하고 있으니, 원장을 포함한 경영진은 아직도 자신들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모른다. 통일연구원은 원장의 것도 아니고 경영진의 것도 아닌 우리 모두의 것이다. 양심있고 용기있는 직원들은 이제 우리 지부와 같이 할 말을 해야 할 것이다. 2010. 12. 27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통일연구원 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