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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연] 정치가 과학을 유린해서는 안된다! (기관장 선임에 대한 항우연지부 입장)

작성자 신명호 작성일 11-04-07

본문

- 침체된 연구자들을 추스르고 연구조직을 혁신함과 동시에 실패를 거울삼아 국가항공우주 전략을 재수립할 역량이 있는 자를 선임하라. - 4월 4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기관장 후보로 박종구, 이대성, 채연석 세 사람의 후보자가 발표됐다. 조합원을 비롯해 연구원 소속 모든 구성원들의 관심이 새로 선임될 기관장에 쏠려 있다. 나로호의 2차 발사실패와 원인규명에서의 혼선, 위성사업을 둘러싼 잡음과 추문, 한 연구원의 안타까운 죽음, 무책임한 단협해지 통보로 인한 불안정한 노사관계 등 이주진 전 원장의 사퇴를 전후로 해서 연구원은 총체적인 난관에 봉착했다. 주무부서인 교과부는 연구원들을 관료들의 노예로 만들려는 이진아웃제도와 성과연봉제를 관철시키는 데에만 관심이 있을 뿐, 난관에 봉착한 국가 우주연구 개발체계를 혁신하는 데에는 한발짝도 내딛지 못하고 있다. 새로 선임되는 기관장은 이러한 난맥을 풀어야 한다. 항우연 지부의 조합원들은 진정으로 연구원에 큰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으며 새로 선임될 기관장이 구성원들 모두와 함께 이 문제들을 원활하게 풀어갈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항우연 지부는 조합원을 지키고 조합원의 이익이 부당하게 침해받지 않아야 한다는 조합의 원칙이 훼손되지 않는 한 그 어떤 부분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 노동조합에 들리는 이야기들은 우리를 절망하게 한다. 후보 중 누가 항공우주 분야에 있어서 경험과 지식이 있고, 누가 이 문제들을 마음 속 깊이 이해하고 있으며 절실하게 해결하고자 하는 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누가 누구와 연결되어 있고 누구를 보은하기 위해 자리를 만들려고 한다는 소문만이 난무한다. 국가가 부여한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기관의 기관장 선임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좌우되어야 하는가? 항우연처럼 국가 임무 지향적 사업을 주관하는 연구기관의 기관장은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다. 해당 분야의 경험과 지식이 일천한 경제학 전공 관료 출신이 연구조직을 혁신하고 중장기적인 기술개발 전략을 세운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세계 항공우주개발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을 감행할 정도로 무식하고 용감한 이들은 도대체 누구인가? 공공 연구기관을 선진화하려면 해외의 선진 사례를 제대로 연구하고 반영하라. 그 어느 곳에서 기관장에 해당 분야의 경험이나 지식이 없는 자를 낙하산으로 내리 꽂는가? 침체된 연구자들을 추스르고 연구조직을 혁신함과 동시에 실패를 거울삼아 국가항공우주 전략을 재수립할 역량이 있는 사람을 선임하라. 적합한 인재가 없다면 적어도 현재의 난관을 수습하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을 선정해야 한다. 정출연 중 상대적으로 짧은 역사를 가진 항우연은 기로에 놓여 있다. 항우연이 어떻게 거듭날 수 있는 지 여부가 향후 10년 이상 동안의 국가 항공우주기술을 결정할 것이다. 새로 선임되는 기관장은 항공우주라는 거대과학 분야에서 발생하는 복잡하고 복합적인 문제들 속에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진실성을 찾고 그에 기반해서 정책적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항우연 지부는 조합원과 비조합원을 포함한 항우연 구성원 모두에게, 그리고 국가의 항공우주 분야 발전을 위해 고심하며 관심을 갖는 모든 국민들께, 정치적 이해관계에 좌우된 잘못된 기관장 선임으로 연구조직을 망치고 그로 인해 국가의 백년대계가 무너지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2011. 4. 7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한국항공우주연구원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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