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바란다!
작성자 | 조용국 | 작성일 | 22-03-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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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평]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바란다!
- 과학기술공약 다시 심사숙고하고, 연구 현장 노동자를 존중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3월 9일에 치루어진 대통령 선거에서 대한민국 제 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우리 노동조합은 당선인의 과학기술 정책 방향에 관한 연구현장의 요구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자 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국민의 힘은 전국의 공공연구기관과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현장을 대표하는 우리 노동조합의 요구를 다시 한 번 찬찬히 살피고 심사숙고해 주길 바란다.
지난 2월, 우리 노조는 각 대선 후보 캠프와 소속 정당들에 우리 노조 대선정책 요구안을 전달하였다. 3월 6일에는 각 당 대선후보들의 답변을 근거로 우리 노조 입장을 발표하였다. 윤석열 당선인 캠프에서 보내온 답변은 새로운 과학기술 생태계에 대한 이해와 발전 방안을 제시해 달라는 요청에 대한 답으로는 부족했다. 과학기술 패권시대, 노벨상 수상과 같은 구태의연한 시각과 태도로 임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공약은 없었다. 전문가와 법·제도·규정에 따라 하겠다는 너무나 진부하고 당연한 답변 말고는 진정어린 고민과 해결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
당선인이 제시한 과학기술 5대 공약은 ▲민관 합동 과학기술위원회 신설 ▲정치와 과학기술 정책 원천 분리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연구환경 조성 ▲미래 선도 연구 10년 이상 장기지원 ▲청년 과학인 인재 육성 지원 등으로, 원론적으로는 좋은 관점에 서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각종 토론회 등에서도 원론적인 답변 이상의 구체적인 내용은 제시하지 못했고 오히려 과학기술정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모습을 보였기에, 실질적으로 과학기술정책을 경제발전의 수단으로만 내세우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사회·경제·정치적 격변의 상황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과거 추격형, 선도형 식의 기술패권 경쟁 모델로는 해결할 수 없다. 코로나 19, 기후위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일련의 일들을 통해 보더라도 단순히 국가간, 기업간, 기술간 경쟁과 패권유지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차별을 넘어서 협력하고 평등과 공존, 생태적 가치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선택 사항이 아니다.
경쟁과 효율성의 시각을 과감히 탈피하고 불평등과 기후위기, 차별해소와 공존사회를 지향해야 한다. 그 가운데 과학기술의 역할을 찾아야 한다. 그간 관료주도의 국가 R&D 기획·집행·관리 권한은 연구의 경직성과 비효율을 심화시키고 있다. 국가 R&D 기획과 집행 권한을 과감히 출연연과 연구현장에 맡기고 연구개발의 과정을 중시하며, 논문표절 등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책임은 엄중히 묻도록 시스템을 혁신해야 한다. 공존사회와 생태적 대전환을 위한 과학기술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효율화란 명분 아래 출연연 연구현장을 옥죄어 온 연구과제중심제도(PBS) 또한 전면적으로 개편해야 할 것이다. 우리 노동조합이 제안했던 정책 요구들을 다시 되새겨, 공존 사회 건설을 위한 국가과학기술정책을 확립해 나가길 바란다.
아울러 윤석열 당선인이 지금까지 보인 반노동적 행보는 과학기술계 노동자들의 입장에서도 매우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노동의 가치를 폄하하고 노동조합을 적대시하는 언동을 중단하고, 사회 공공성 확대와 노동권 강화를 위한 노동 정책을 제시하기 바란다. 과학기술의 발전을 실제로 책임지고 이끌어가는 것은 결국 현장의 연구자들이다. 그럴듯한 과학기술 정책을 제시하면서 정작 현장의 연구 노동자들을 무시하는 노동정책을 편다면 우리 나라의 과학기술 발전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당선인은 이번 선거 과정에서 보인 과학기술정책의 부재와 노동혐오의 시각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쇄신하여 올바른 과학기술정책과 노동정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2022년 3월 10일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