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직원채용에서 기관장의 재량권은 어디까지인가?
작성자 | 강용준 | 작성일 | 10-1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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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피땀어린 세금이 사적 친분관계와 네트워크에 따라 선심 쓰듯이 사용되는 것이 바람직한가?
연구개발과 기술혁신에 있어 핵심은 사람이다. 이는 또한 유수의 경영학자들이 잭 웰치식 경영의 실패를 보면서 내린 결론이기도 하다. 노동조합은 항상 사람을 중심에 놓고 사고하고 실천해왔다. 시스템 사업의 특성을 강조해서 비정규직 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단체협약으로 50% 이상의 참여율로 고용되는 비정규직의 채용은 노동조합과 합의하도록 했다. 조합원들을 보호하고 인사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평가/승진/채용 등의 과정에서 규칙이 준수되고 있는 지, 자의적이고 사적 이해관계에 따른 조치들이 취해지지는 않는 지 감시해 왔다. 또한 조합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불합리하고 부당한 규정을 개정하고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관행이 확립되도록 노력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 들어 바람직하지 못한 유형의 채용들이 기관장의 재량권에 있다는 이유로 조합의 동의 없이 발생하고 있다.
정년이 지난 퇴직자들을 별정직 (유기계약직) 연구원으로 채용하는 일이 발생했다. 현재 퇴직자들은 49%의 참여율로 해당 본부의 외부 인건비로 급여를 지급받는다. 채용된 퇴직자들은 모두 연구원의 간부를 역임했던 사람들로, 전임 원장들 임기 중 이와 같은 별정직 채용은 있은 적이 없었다. 노동조합은 각 본부가 연구개발에 필요한 연구원을 별정직으로 채용하는 데에 무조건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러한 별정직 채용에는 객관적이고 공정하며 투명한 기준과 규정, 절차가 있어야 한다. 지금 퇴직자들을 채용하는 데 있어 기관장의 재량과 본부장들의 선심 말고 어떤 기준이 있는 지 묻고 싶다. 그리고 어떤 구체적인 업무를 수행하고 무슨 산출물을 내는지 알고 싶다. 국가연구개발비가 연구책임자들의 쌈지돈인가? 국민의 피땀어린 세금이 사적 친분관계와 네트워크에 따라 선심 쓰듯이 사용되는 것이 바람직한가?
교과부를 비롯한 각 정부 부처로부터 내려오는 정책위원과 비상계획관들도 마찬가지이다. 노동조합은 정부 부처의 관료나 책임자가 연구원에 파견되어 일하는 것을 거부한 적이 없다. 노동조합이 거부한 것은 정부의 고위 관료가 휴직을 하고 관련 연구기관에 와서 월 천만원에 육박하는 금액을 연구기관으로부터 수령하고 있는 행태이다. 노동조합은 분명히 감사원 감사 결과까지 언급하며, 만약 교과부가 기관에 압력을 가했다면 국가 연구개발비를 관료들이 착복하는 것과 같은 행위라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노동조합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교과부 정책위원의 계약기간이 지났음에도 임의로 연장해서 월급을 지급하고 있다. 정책위원은 왜 항우연에 왔으며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 그리고 계약기간을 고무줄 늘이듯이 늘이는 객관적인 근거는 무엇인가?
항우연에 사적 이해관계에 기초한 집단들이 설치게 방치하고 기준과 절차도 없이 자의적으로 조직을 운영하고 사유화하는 것을 묵과한다면, 이는 항우연 조직 전체가 공멸하는 길이다. 따라서 노동조합은 계약기간이 종료된 교과부 정책위원에 대한 급여 지급을 즉각 중단하고, 현재 별정직으로 채용한 퇴직자들의 계약기간을 최소화함과 동시에 객관적이고 공정하며 투명한 별정직 채용 기준과 절차를 수립할 것을 요구한다. 기관장의 재량권은 자의적이고 사적으로 사용하라고 만들어 놓은 제도가 아니다. 연구원 안팎에서, 연구개발과 경영 등 모든 부분에서 파열음과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이때 노동조합의 경고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 잊지 말기를 바란다.
2010. 10. 19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한국항공우주연구원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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