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정부와 경인사연은 악의적인 이진아웃제, 누적 연봉제, 누진감점제를 즉각 폐지하라!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11-09-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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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정부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악의적인 이진아웃제,
누적 연봉제, 누진감점제를 즉각 폐지하라!!!
정부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기관평가를 빌미로 기관경영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파괴하는 악의적인 기관평가 지표들을 연구기관에 강요하고 있다. 특히 ‘경영관리분야’의 세부 기관평가지표에는 기관경영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파괴하는 여러 개의 악의적인 평가지표들이 있다.
첫 번째는 소위 ‘이진아웃제’이다.
기관평가지표는 최하 성과자(10% 이상)를 해마다 강제 배분하도록 하고 있고, 이에 두 번 연속 해당하게 되면 해당 인력을 퇴출하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이진아웃제가 도입될 경우, 연구기관 종사자들의 고용불안과 신분불안이 현재보다 훨씬 더 크게 증가되어 연구자들은 기관내부연구비 배분과 수탁과제 확보를 둘러싸고 서로 과당경쟁에 빠지게 될 것이다. 개인평가에서 최저평가를 받을 경우 바로 차기년도에 자신의 고용관계가 끝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즉, 해고)에 빠질 수 있으므로 연구자들은 서로 극심한 경쟁을 하게 될 것이며, 현재 그 배분기준의 낮은 신뢰성 때문에 연구기관의 의사결정권자에게도 매우 큰 부담이 될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연구자들은 연구비 배분과 수탁과제 확보를 위하여 의사결정권을 가진 원장과 보직자에게 ‘줄서기’할 가능성이 매우 크며, 실제 연구현장에서 보직자 중심으로 연구자원을 배분하는 사례가 많다. 결국 기관운영을 폐쇄적이고 비민주적인 구조로 만들어 조직 내 갈등과 분란이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또한 공공연구기관으로서 출연연구기관은 사회경제적으로 중요한 과제들을 중장기적으로 해결하는 설립목적에 부합하는 연구활동을 연구자들의 적절한 협력과 분업을 통하여 추구해야 한다. 그러나 이진아웃제와 아울러 아래에서 언급할 누적연봉제와 임금의 과도한 차등폭 확대 등의 환경 속에서는 연구자들의 개별화, 파편화가 더 강화될 것이다.
연구자들의 연구방향도 사회경제적으로 중요한 과제나 문제를 지향하기보다는, 오히려 그것과는 무관하게 단기성과 위주의 개인 연차평가에 유리한 방향으로 움직이게 된다. 현재 인건비의 상당부분(경우에 따라서는 50% 이상)을 자체 수입으로 벌어야 하는 경인사연 출연연구기관에서 강제적 5등급 상대평가와 과도한 수탁과제부담으로 이미 이러한 연구경향이 존재하고 있는데, 이진아웃제와 누적연봉제 도입, 임금의 과도한 차등폭 확대는 이러한 부적절한 연구경향을 더욱 강화할 것이다.
연구현장의 연구활동에 미치는 심대한 부정적 영향에 대한 세밀하고 체계적인 검토도 없이 도입을 강제하는 이진아웃제는 ‘연구기관 종사자들을 일등부터 꼴찌까지 줄 세우고 끝없는 무한경쟁으로 내몰아 고용불안을 야기하면, 연구의 생산성과 성과가 올라갈 것’이라는, 맹목적인 경쟁만능의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에 뿌리를 둔 무책임하고 악의적인 지표로서, 연구기관 운영에 엄청난 부담을 주고 파괴적 영향력을 미칠 것이다. OECD국가들 중에 공공연구기관에 이런 기관평가지표를 적용하는 사례는 없다.
두 번째는 누적연봉제이다.
신자유주의 정책과 소위 공공기관 선진화를 내세운 역대 정권의 강압적 경영혁신과 기관평가로 인해, 이미 경인사연 산하 연구기관 구성원들 사이에는 임금 차등 폭이 매우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누적식 성과연봉제를 도입하여 차등 폭을 더 늘리려고 하는 이유와 목적이 매우 불투명하다. 올해 5월 30일 공공연구노조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속 기관 지부장들이 경제인문사회연구회를 항의 방문하여 담당 실장과 팀장을 만나 왜 누적식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려하는가를 물었을 때 그들은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저 정부 지침이니 따라할 뿐이라는 답변이 있었을 뿐이다. 바꿔 말하면 임금 차등폭을 더 늘려 구성원들 사이에 끝없는 무한경쟁을 부추기면 연구기관의 생산성이 더 올라갈 것이라는 현 정부의 이데올로기적 편견과 오만이 있을 뿐이다.
더구나 경제인문사회연구회에는 누적식 성과연봉제를 시행하다가 문제점(평가의 공정성 시비와 ‘줄서기’, 연구비배분과 연차평가 등을 둘러싼 구성원들 사이의 반목과 갈등 등)이 너무 심각하여 이 제도 시행을 중단한 기관들이 이미 있다. 직업능력개발원, 국토연구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 형사정책연구원이 바로 그런 기관들이다. 경인사연 소속 몇몇 연구기관들에서 이미 겪었던 문제점과 후유증이 충분히 예견되는 데도 그것을 그대로 산하 연구기관에 강요한다는 것은 도저히 동의할 수 없는 맹목적 행위일 뿐이다.
세 번째는 누진 감점제이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2011년 기관평가를 위하여 ‘누진감점제’라는 기괴한 제도를 도입하였다. 누진감점제는 정부의 소위 ‘주요현안과제 이행’을 산하 연구기관에 강요하기 위해 경인사연이 도입한, 어느 연구회에도 없는 전무후무한 제도이다. 누진감점제 대상에는 이진아웃제(‘계약제 이행정도’), 누적연봉제(‘성과연봉제 이행정도’) 이외에도 ‘정부역점시책 이행정도’(청년인턴 채용 이행정도, 대졸초임 인하 이행정도 등 포함), ‘직급 및 조직 감축․운영 정도’, ‘여비규정 기준 부합성 및 집행의 적정성’이 포함되어 있다.
결국 이진아웃제, 누적연봉제, 대졸초임 인하, 청년인턴 채용 등을 이행하지 않거나 도입하지 않으면 도입할 때까지 총 13개 세부평가항목에 대하여 계속 누진적으로 감점을 하겠다는 것이다(매번 기관평가 때마다 해당항목에 대하여 추가로 25%씩 감점). 즉 해당 평가지표에 대한 불이행시 해당 평가지표 점수에 대한 감점을 넘어서 추가로 25%씩 감점하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매우 보복적인 제도로서 무슨 문제와 갈등이 있든 평가지표를 산하 연구기관에 강압적으로 관철시키겠다는 아주 권위주의적인 제도로서 군사정권 시절의 연좌제를 떠올리게 한다.
우리의 요구사항은 간단하다.
정부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기관경영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파괴하는 악의적인 기관평가 지표들을 당장 삭제해야 한다. 이진아웃제, 누적연봉제, 청년인턴 채용, 대졸초임 인하, 노사관계 선진화 등과 관련된 기관평가 지표들을 삭제하고 누진감점제를 즉각 폐지해야 한다. 아울러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산하 연구기관들이 청년인턴 채용을 중단하고 정규직 채용을 확대하도록 앞장서야 하며, 공공부문 사용자로서 신규직원에 대한 임금 차별을 철폐하고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보장해야 한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제발 정신 차리기 바란다.
2011. 9. 27
민주노총 공공운수연맹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