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10분만에 끝나버린 노동연구원 단체교섭
작성자 | 김종유 | 작성일 | 09-09-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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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성명서]
10분만에 끝나버린 노동연구원 단체교섭
-7개월만에 처음 참석한 박기성 원장, 진정 파국을 원하는가-
우리 노동조합과 노동연구원지부가 많은 기대를 갖고 준비했던 단체교섭이 10분만에 끝났다. 단체교섭이 시작된지 7개월, 박기성원장이 처음으로 참석하는 단체교섭이 현재 상황을 돌파하는 계기가 되기를, 아니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려 했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교섭이 시작되자 박기성 원장은 의례적인 인사말도 생략한 채 ‘30분 뒤에 나가야 한다’고 단 한마디만을 던졌다. 30분 뒤에 나가야 된다면서 양해를 구하는 그 어떤 발언도 없었다. 노측 교섭위원들은 노동조합이 오늘 교섭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지 또 어떻게 준비했는지 호소하고 현 사태가 더욱 악화되지 않도록 진지하게 대화할 것을 간곡하게 호소하였다. 진정으로 대화의 의지가 있다면 사전에 양해를 구하고 추가적인 교섭일정을 제시하는 등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제안하였다.
그러나 노동조합 교섭위원들의 간절한 호소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기성 원장은 자신이 없어도 ‘노무사와 교섭하면 될 것 아니냐’고 답했고, 김태규 노무사는 교섭대표가 병존하고 있어 자신이 대표로서 자격이 있다고 주장하며 교섭을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어지는 노측 교섭위원들의 발언에 김태규 노무사는 ‘이 자리에서 30분 뒤에 나간다고 한 것이 뭐가 잘못 됐느냐?’, 원장은 그 어떤 양해를 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양해를 구한 것 아니냐’, ‘무엇이 잘못되었느냐?’, ‘노조가 일방적으로 파업에 들어가지 않았느냐’며 노측 교섭대표에게 언성을 높이며 억지를 부렸다. 이에 노측 교섭위원들은 지난 5개월 동안 ‘김태규 노무사와 교섭을 진행하였으나 아무런 진전이 없었고 사태는 오히려 악화되었으며 지금은 원장이 직접 나서 사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항의하던 중 교섭위원 한 명의 우발적인 외마디 욕설이 있었다.
김태규 노무사는 이에 대하여 사과를 요구하였고 노측 교섭대표는 ‘전후 사정도 밝히지 않고 30분 뒤에 나가겠다고 한 사측의 무례함을 먼저 사과하면 얼마든지 공식적으로 사과하겠다’고 답하였다. 그러자 사측 교섭위원들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일방적으로 교섭 중단을 선언하고는 곧바로 퇴장하였다.
적반하장!
노측 교섭위원들은 말문을 잊은 채 잠시 동안 교섭장을 지켜야 했다.
다시 한 번 밝히지만 우리 노동조합과 노동연구원지부는 진심으로 정말 진심으로 오늘 단체교섭을 통해 상황을 전환하고 대화의 분위기를 만들기 원했다. 많은 조합원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폭 양보된 교섭안을 마련하여 교섭 수일 전에 사측에 전달하고 성명서와 지부장 글을 사전에 발표해 우리의 의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그러나 오늘 박기성 원장의 태도는 대화를 통한 사태해결의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하였다. 박기성 원장은 자신의 몰상식한 행동, 7개월만에 들어와 우발적 발언을 꼬투리 삼아 교섭시작 10분만에 퇴장해버린 작태에 대해 사과하고 성실한 교섭의지를 밝히라. 그렇지 않으면 이제 우리 노동조합과 노동연구원지부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박기성원장의 오만을 걷어내고 ‘연구자율성 확대, 국책연구기관의 민주적 운영’ 쟁취를 위해 전면적이고 강력한 투쟁으로 나설 것이다.
2009. 9. 9
민주노총 공공운수연맹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