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노동자 권리 침해하는 단협해지를 즉각 철회하라!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09-08-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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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노동자 권리 침해하는 단협해지를
즉각 철회하라
민주노총은 공공과 민간을 가리지 않고 일방적으로 자행되는 정부와 자본의 공세적 단협해지 시도를 강력히 규탄합니다. 단체교섭과 단체협약은 노사간 자치적 협약을 통해 기본적 노사관계를 형성/유지하는 한편 노동자의 집단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제도로서, 노동법의 핵심을 이루는 영역입니다.
본래 노동법은 개별적 고용관계를 전제로 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노사간 힘의 불균형을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 단체협약 역시 그 기본취지는 노동자들이 자율적으로 결사하고 집단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보장하는 데 있습니다. 현재의 단협해지는 노조법 제32조의 단서조항에 의거 노사 어느 일방이 단협을 해지하고자 할 때에는 6개월전에 상대방에게 통고함으로써 기존의 단체협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이 조항은 해당조항은 98년 정리해고법과 함께 만들어진 조항으로, 당초 ‘교섭의 장기화 예방’이라는 취지로 제정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이와는 전혀 다르게 ‘노동조합 탄압’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단체교섭권을 보장한 헌법의 정신을 침해하고 있습니다. 즉, 사측이 기존의 단협체계를 붕괴시키기 위하여 단협개악을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때, 일방적으로 단협해지를 통보함으로써 현장은 무단협상태로 전락하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집단적 노사관계인 노동조합활동(전임자, 간부활동, 조합원교육 등)과 관련한 채무적 부분은 그 효력을 잃게 되어 사실상 노동조합은 부정되게 됩니다.
현재 정부와 자본의 단협해지는 매우 공세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노사관계를 현장에서부터 허물어내는 매우 중차대한 사태라 할 것입니다. 일방적 단협해지는 정부와 자본의 단체협약에 대한 개악요구와 동시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결국 사측의 단체협약 개악요구는 실제로 개악되거나, 노조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이를 이유로 단협을 해지하고자 하는 정부와 자본의 의도가 반영된 것입니다. 민주노총 각 사업장에서 단협개악요구는 일방해지로 전이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측의 일방적 단협해지는 기존의 단협성과를 일거에 소멸시키는 동시에 노동조합을 철저히 배제하여 경영권을 배타적으로 보호하며, 해고제한 완화 및 비정규직 채용 등의 노동유연화를 위한 노조무력화를 그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우려스러운 것은 현정부가 집권한 이후 단협해지는 정부기관을 포함한 공공부문에서 의해 주도되고 이것이 민간으로 파급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의 계획적/공세적 단협해지는 공공부문에서 정부주도하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경영평가지침, 기존 단협 분석 등을 통해 공공부문에서의 노조무력화를 계획적으로 진행한 바 있습니다. 공무원노조의 경우 전국적으로 기존단협을 무력화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으며, 이미 7년째 단체교섭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전교조의 경우 현재 총 16개 지부중 12개 지부에서 단체협약 해지통보를 받은 상태이며, 나머지 4개 지부도 유효기간이 끝나면 해지통보가 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또한 한강사업본부, 도로사업소, 서울대공원 등과 집단교섭을 해온 노동조합에 대해 서울시는 올초 일방적 단협해지를 통보한 바 있으며, 환경공단지부 역시 정부 지도사항, 정부 경영평가 기준을 이유로 단협개악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특히, 본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는 한국노동연구원 역시 올초 단협해지를 일방적으로 통보한 바 있으며, 오늘부로 단협해지는 실효되게 됩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정부의 노동정책을 평가하고 다양한 노동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설립된 국책연구기관으로서 해당 사업장의 단협해지 사태는 현정부의 노동탄압적 노조말살정책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부의 계획적/공세적 단협해지는 이미 민간부문으로 전파되고 있는 바, 동아대의료원, 세종병원, 영남대의료원, 양산병원 등의 병원사업장과 동명모트롤, 진방스틸, DKC 등의 제조업사업장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은 현재 진행되는 정부와 자본의 공격적 단협해지가 기존 노동조합의 무력화를 통해 향후 도래할 복수노조시대에 대비하고 비정규직 확산을 통한 노동유연화를 위한 사전정지작업이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은 노조말살정책의 일환으로 단협해지를 집단적으로 추진하는 정부와 자본을 규탄하며, 이를 즉시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는 바입니다. 민주노총은 하반기 입법대응은 물론, 단협해지를 추진하는 사업장에 대해 공공과 민간을 가리지 않고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임을 분명히 밝힙니다.
2009년 8월 6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