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예산 삭감을 논하기 전에 박기성 원장부터 해임하라!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09-12-02 |
---|
본문
예산 삭감을 논하기 전에 박기성 원장부터 해임하라!
- 노조말살 획책하는 예산삭감과 기관 폐지 협박을 규탄한다 -
12월 2일자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이하 ‘연구회’)가 긴급 이사회를 소집해 한국노동연구원의 내년 예산을 절반 이상 삭감할 필요가 있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아울러 장기파업으로 인하여 연구원 본연의 기능이 마비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운영을 중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개진됐다고 한다. 참으로 어처구니없고 기가 막히는 일이다. 경제사회연구회의 이러한 입장은 73일째 의롭고 정당한 파업을 지속하고 있는 노동조합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으로서, 박기성 원장이 자행한 공격적 직장폐쇄와 동시에 터져 나왔다는 점에서 정권 차원의 각본이 있지 않나 하는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우리 노동조합의 거듭된 요구와 국정감사에서의 빗발친 지적에도 불구하고 연구회는 그동안 한국노동연구원 파업을 해결하려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박기성 원장이 독선과 전횡으로 한국노동연구원을 농단하고 각종 비리와 논문 표절의혹까지 잇따라 제기되었어도, 연구회는 도리어 박기성 원장을 감싸고 두둔하기에 바빴다.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박기성 원장을 해임하는 것이 한국노동연구원의 현 사태를 해결하는 길이라는 것을 다 아는데, 정작 원장에 대한 임면권을 가진 연구회는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다. 국책연구기관을 망친 박기성 원장에게 맞서서 연구원을 살리려는 노동조합의 파업을 지지하지는 못할망정 파업을 빌미로 예산 삭감과 기관 폐지를 운운하다니 연구회 이사회는 최소한의 소신과 양심도 팔아치운 것인가?
설상가상으로, 연구회의 이러한 행태는 그동안 사면초가에 빠졌던 박기성 원장에게 더없이 반가운 원군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박기성 원장은 ‘노조를 없애지 못한다면 연구원이 없어져도 좋다’고 이미 여러차례 언급한 바 있는데, 이러한 박기성 원장의 그릇된 ‘소신’이 기실 이명박 정부의 심중을 대변하고 있다는 것을 연구회가 재차 확인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노동조합을 말살하기 위해서라면 국책연구기관 하나쯤은 희생양으로 삼아도 좋다고 생각하는 이명박 정부의 끔찍한 결단과 박기성 원장의 맹목적인 소신이 더욱 기가 막히다.
우리 노동조합은 국책연구기관에 대한 단체협약 개악, 단체협약 해지 기도가 공공기관 선진화라는 미명 아래 연구자율성을 박탈하여 국책연구기관과 연구자들을 지식시녀화하고 정권의 나팔수로 만들려는 노림수를 갖고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지적해왔다. 그리고 이에 저항하는 노동조합이 있는 연구기관에 대하여 예산을 삭감하고 사업을 줄이고 급기야 기관을 없애는 것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사실도 예견하고 있었다. 그러나 1천 5백만 노동자의 소중한 투쟁의 결과물로 세워지고 지켜온 ‘한국노동연구원’을 이명박 정부와 박기성 원장의 불순한 음모에 휘말려 망가뜨릴 수는 없다.
정부와 이사회에 엄중 경고한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장기파업사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노사가 합의한 단체협약을 신속히 체결하고 파행적 노사관계와 비정상적 연구소 운영의 책임을 물어 박기성 원장을 즉각 해임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산삭감과 기관 폐지 운운하며 노동조합을 압박하려 한다면 파업은 불가피하게 더 장기화될 것이며, 그 투쟁은 이제 우리 노동조합을 넘어 전체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확대될 것이다.
2009년 12월 2일
민주노총 공공운수연맹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