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관계 파탄내는 단체협약 해지 즉각 철회하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한국과학창의재단, 한국시설안전공단,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등 4개 기관 사용자들이 지난 12월 2일 단체협약 해지를 전격 통보하였다. 1년여에 걸친 교섭에도 불구하고 노사간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급기야 사용자들이 단체협약의 존재를 부정하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다.

사용자들은 지난 1년간 교섭을 진행하였으나 노동조합의 요구가 과도하여 빠른 시일 내에 새로운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현행 단체협약을 해지한다고 주장하였다. 단체교섭의 당사자로서 교섭 파행의 책임을 일방적으로 노동조합에 전가하는 무책임한 행태이며,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주장이다. 우리 노동조합의 기존 단체협약은 대부분 사용자들과의 커다란 견해 차이를 충분한 교섭을 통해서 좁히고 절충하여 체결한 결과물이다. 우리 노동조합의 올해 단체교섭 요구안이 사용자가 보기에는 다소 과도한 내용이 있다고 하더라도 교섭 과정에서 이미 양보를 거듭했다.

또한 우리 노동조합은 이명박 정권 아래 공공기관의 단체협약 해지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상황에서 단체협약 해지의 위험성을 사용자들에게 수차례 강조했다. 현실적으로 노사관계 지표가 기관평가와 기관장 평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해도 단체협약 해지는 대단히 공격적이고 악의적인 것으로 노사관계를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몰아갈 것이므로 어떤 경우에도 단체협약 해지를 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던 것이다.

그러나 사용자들은 단체협약 해지를 통해 노동조합을 무장해제하고 자신들의 요구안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선제공격을 감행했다. 단체협약이 해지되면 임금, 노동시간 등 규범적 부분을 제외한 전임자활동, 조합활동, 단체교섭, 노동쟁의, 평화의무 등과 관련된 조항들이 완전히 효력을 상실하게 된다. 노동조합이 없는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짧게는 몇 년 길게는 20여년의 역사를 통해서 신의와 성실을 강조해왔던 노사관계를 일거에 부정하는 폭거에 대해서 우리 노동조합은 분노를 금할 수가 없다.

우리 노동조합은 단체협약 해지라는 극한의 상황까지 몰고 간 책임을 사용자들에게 분명하고도 엄중하게 물을 것이다. 한편으로, 사용자들이 단체협약 해지를 너무 쉽게 생각하고 심지어 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선결조건인 것처럼 여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노동조합이 매번 안일한 대응을 했던 것에 대해서 깊이 반성하고 강력히 투쟁할 것이다.

우리 노동조합은 지금이라도 단체협약 해지를 철회하고 진정성 있는 자세로 교섭에 임할 것을 4개 기관 사용자에게 촉구한다. 만약 노동조합의 요구를 무시하고 단체협약 해지를 단체협약 개악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는다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우리 노동조합 유세일정을 전면 중단하고서라도 공공연구노동자들의 명운을 건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2011년 12월 5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연맹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