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연지부 성명서] 항우연에 원칙과 신뢰가 있는가?
작성자 | 신명호 | 작성일 | 12-03-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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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항우연에 원칙과 신뢰가 있는가?
- 노동조합은 비리로 징계를 받은 자들에 대한 보직해임, 영년직 및 연구위원 자격 박탈을 요구한다.-
2012년 2월 20일 연구원 인사위원회는 교과부 종합감사결과 처분요구에 따라 “1)다목적실용위성 3A호 위성본체 주관개발사업 주관기관 선정업무 부적정”을 이유로 이주진 전 원장 이하 2명에게는 중징계와 경징계를, “2)위성정보 판매 수익금 인센티브 사적사용”을 이유로 1명에게는 경징계를 의결하였다. 이번 징계는 2010년부터 연구원을 곤혹스럽게 했던 일련의 사건들에 대한 최종 결론이라 할 수 있다. 통해기 지체상금 문제를 둘러싼 논란과 국정감사, 영상판매수익금을 포함한 여러 문제에 대해 끊이지 않는 교과부와 감사원 감사, 그리고 기술료 배분을 둘러싼 갈등과 잡음, 2013년 새 정권과 더불어 과학기술 행정체제와 출연연 구조개편이 예고되고 있는 이 때, 노동조합은 깊은 근심 속에서 연구원의 현재와 미래를 주시하고 있다.
전 원장을 비롯한 핵심 보직자들이 포함된 네 명에 대해 징계가 내려졌음에도 연구원이 기존의 ‘잘못된 관행’의 반복과‘도덕적 해이 (Moral hazard)'로부터 단절되었는 지는 의문이다. 2011년도 공공기관 청렴도 조사에서 항우연은 외부청렴도에서 상위권이었음에 반해 내부청렴도에서는 최하위를 기록했다. 2012년 1월, 노동조합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조합원을 대상으로 내부청렴도에 대한 상세한 설문을 실시했다. 460명 중 258명이 응답한 설문에서‘부적절한 출장’과 ‘연구수당 각출’을 직접 당하거나 동료가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고 답변한 사람들이 각각 10%가 넘었다. 특정 조직에서 또 다시 편법으로 연구수당을 각출하려한다는 소문까지 들려오고 있다. 바로 앞에서 네 명의 전현직 핵심 보직자들이 징계를 받았는데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것인가? 올해에만 다목적 3호/5호, 과학위성, 나로호 3차 발사라는 네 번의 큰 이벤트가 있다. 항우연의 모두가 협동단결해서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잃어버린 국민들의 신뢰를 되찾아야 할 때, 연구원 내에서 원칙과 신뢰의 상실이라는 악순환을 끊지 못한다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노동조합은 공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사적 이해관계를 챙기는 데 급급한 자들과 자신들의 위치에 합당한 희생과 노력을 하기보다는 개인의 입신과 이익을 위해 자신의 자리를 이용하는 자들을 용납할 수 없다. 노동조합은 개발책임자들이 그 자리에 걸맞은 희생과 책임을 다할 것을 요구한다. 조직의 사유화와 패거리 문화를 일소하고 원칙과 신뢰에 기반한 조직으로 거듭날 것을 요구한다. 이번 징계가 항우연에 있어 하나의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 비리로 징계를 받은 자들에 대한 보직해임과 더불어 영년직 및 연구위원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 만약 이러한 조치가 시행되지 않는다면, 비리와 잘못을 저질러도 높은 위치에 있기만 하다면 문제없다는 관례를 만드는 것일 뿐 아니라 잘못된 과거와 단절하고 새로운 항우연으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를 놓쳐버리는 것이 된다. 노동조합은 연구원이 안팎의 시련과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 항공우주 개발을 담당하는 중추기관으로 국민들 앞에 당당하게 서기를 희망하고 있다. 항우연의 ‘잘못된 관행’과 ‘도덕적 해이’는 항우연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항공우주 역량의 문제가 된다. 값싼 동정을 베푸는 것이 아니라 엄격하게 책임을 물음으로써 연구원 내부와 외부에서 신뢰를 회복하는 것만이, 이 중요한 시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2012. 3. 12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한국항공우주연구원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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