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지부 성명서] 기초과학연구원을 국민을 위한 올바른 연구기관으로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5-06-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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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성 명 서
“기초과학연구원을 국민을 위한 올바른 연구기관으로 …”
기초과학연구원(IBS)은 2011년, 세계적인 기초과학 연구를 통해 인류의 미래를 열겠다는 숭고한 목표로 설립되었습니다.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국내 유일의 기초과학 연구기관인 IBS는 그 이름처럼 국민의 신뢰와 기대를 바탕으로 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 IBS는 설립 취지와 동떨어진 운영, 비효율적인 예산 집행, 그리고 부당한 노동 관행으로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있습니다. 이에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IBS지부는 세 가지 절박한 요구를 드립니다. 이는 IBS를 국민과 연구자, 노동자의 품으로 되돌리는 길이자, 올바른 연구기관으로 거듭나는 첫걸음입니다.
첫째, 용역노동자 정규직 전환으로 혈세 낭비를 막아야 합니다.
IBS는 100% 국가 예산으로 운영됩니다. 국민의 세금은 한 푼도 허투루 쓰여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IBS는 170여 명의 상시지속업무 용역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고, 2025년에만 약 20억 원 이상을 용역사 이윤 등으로 낭비하고 있습니다. 향후 예정대로 370명까지 용역 인원을 확대할 경우, 연간 45억 원 이상의 혈세가 추가로 지출될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노동자들의 고통입니다. 8년 이상 IBS에서 헌신한 용역노동자들은 1~2년마다 용역사가 바뀔 때마다 신규 입사자로 전락해 연차가 초기화되고, 부당한 지시와 직장 내 괴롭힘, 심지어 성희롱의 피해를 감내하며 불안 속에 일하고 있습니다. 발주기관은 충원 부족, 대체인력 미투입, 입찰 시 불합리한 업무 추가로 노동 환경을 악화시키고, 용역사는 계약서만을 내세워 노동자들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산업안전도 위협받고 있습니다. 법적으로 요구되는 2인 1조 근무가 지켜지지 않아 산재 위험도가 높아지고, 동료 부담을 우려한 노동자들은 법정 연차 사용조차 망설이고 있습니다.
2018년, IBS는 100여 명의 용역노동자 중 단 3명만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며 나머지 용역노동자들에게 했던 정규직 전환의 약속을 저버렸습니다. 이는 노동자뿐 아니라 국민에 대한 배신입니다. 용역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은 혈세 낭비를 막고,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며, IBS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길입니다.
둘째, IBS를 연구자가 소외되지 않는 기관으로 개혁해야 합니다.
IBS는 세계적인 연구자를 키워내고 기초과학분야의 노벨상을 꿈꾸는 기관으로 설립되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IBS는 행정직 중심으로 운영되며, 연구자들의 성장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행정직은 정규직으로 고용하는데, 연구직과 연구기술직은 비정규직 또는 무기계약직으로 고용해 고용 불안에 시달리게 하고 있습니다. 성과에 따라 지급되는 급여인 페이밴드 제도를 통해 우수 연구자에 대한 보상을 약속했으나 오히려 임금 억제 수단으로 악용되었습니다. 동일 경력을 비교할 경우,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직들은 호봉제를 적용받는 행정직보다 평균 연봉 2,000만원 이상 작은 임금을 받고 있어 연구자들의 사기는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무늬만 연구직이면서 실제 행정직과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정책연구직은 연구직이지만 호봉제를 적용받고, 진짜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자와 연구기술직은 페이밴드라는 이상한 제도로 인해 IBS라는 연구기관에서 사실상 소외되고 있습니다.
행정부서의 과도한 간섭 아래 연구단은 독립성을 잃고, 우수한 연구자들이 기관을 떠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자유로운 연구 환경와 안정적인 급여 속에서 연구의 꽃은 피어오릅니다. 연구자 중심의 조직문화, 합리적인 임금체계, 안정된 고용을 보장할 때 IBS는 설립 취지대로 세계적 연구기관이 될 수 있습니다. IBS를 연구자의 꿈이 자라는 곳으로 되돌려 놓기 위해 IBS를 개혁해 주십시오.
셋째, 내부 비리를 척결하고 부당 해고자를 복직시켜야 합니다.
정의로운 기관은 내부 비리를 덮지 않고 공론화하는 용기에서 시작됩니다. IBS에는 중이온가속기 구축의 부실을 지적하거나, 출장비 미지급, 비정규직 임금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한 이들이 부당 해고되었습니다. 한 연구자는 1조 4,000억 원 규모의 중이온가속기 부실 문제를 국회에서 증언하고, 노동청 신고와 소송으로 부당 행위를 바로잡았으나, 오히려 해고당했습니다. 또 다른 직원은 부당한 요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표적이 되어 해고되었고, 지방·중앙노동위원회와 행정소송에서 부당 해고가 인정되었음에도 IBS는 복직 대신 소송비로 혈세를 낭비하며 항소 중입니다.
이들은 IBS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개인의 불이익을 감수한 내부 제보자들입니다. 그들의 용기는 12.3 내란을 밝히기 위해 의로운 행동을 한 핵심 제보자들의 용기와 다르지 않습니다. 내부 비리를 감시하고 바로잡고자 노력한 이들을 복직시키는 것은 IBS를 올바른 기관으로 쇄신하는 첫걸음입니다. IBS를 제대로 된 연구기관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부당하게 해고된 이들을 복직시키고, IBS의 비리를 뿌리 뽑아 주십시오.
IBS는 국민의 새로운 꿈과 미래를 열기 위해 국가 세금으로 세워진 기관입니다. 용역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연구자가 소외되지 않는 기관으로의 개혁, 내부 비리 척결은 IBS를 국민을 위한 연구기관으로 되돌리는 길입니다. 이는 노동자와 연구자를 살리고, 우리나라 기초과학의 미래를 여는 일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일 잘하는 정부의 뜻이 IBS에서도 정의와 효율, 그리고 국민에 대한 책임으로 실현되기를 촉구합니다.
2025년 6월 11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IBS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