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노동조합은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 2단계 사업단장 후보들과 연구현장간의 소통을 요구한다.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15-06-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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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노동조합은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
2단계 사업단장 후보들과
연구현장간의 소통을 요구한다.
발사체사업단장 후보들은 현장의 연구자들과 함께
현재 사업이 직면한 기술적⋅조직적⋅전략적 문제를
세밀하게 진단하고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하며
기술조직을 효과적으로 재구성⋅운영할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6월 22일,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단 (이하 한발단)의 2단계 사업단장 공모의 마지막 날이었다.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하 항우연)이 맡고 있는 대형국책사업이며, 예산 규모와 참여 인력의 측면에서만으로도 항우연의 핵심 사업이고 국민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출연연의 대표 사업이기도 하다. 우리 노동조합은 나로호의 1, 2차 실패와 3차 성공, 한발단의 구성과 개편의 과정에서 현장의 연구원들과 호흡을 같이 해왔다.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하여 발사체기술연구소, 나로호추진단, 한국형발사체사업단, 미래로켓추진팀으로 찢어졌던 조직을 다시 통합하여 제대로 된 연구개발조직을 구성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던 것도 노동조합이었다 (노동 제2012-2호). 2013년 하반기에서야 현재의 한발단으로 연구조직이 통합되었고 연구원 외부조직이었던 한발단은 항우연 소속의 사업단이 되었다. 한발단의 참여 연구자들은 그 이후 1단계가 종료되는 현 시점까지 2년여 동안, 이전의 불구화되었던 연구개발조직에서 발생해 온 기술적/조직적 문제들을 밝혀내고 해결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의 1단계가 끝나고 2단계에 들어가려는 현재, 현장의 연구자들은 자신이 담당한 각 영역에서 우려에 찬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장의 연구자들은 기술적 근거에 바탕을 둔 합리적인 의사결정보다는 사적 이해관계와 개별 팀 이기주의에 매몰된 판단들이 통과되는 왜곡된 절차들과 자신들의 위치에 합당한 희생과 노력을 하기보다는 개인의 입신과 이익을 위해 자신의 자리를 이용하거나 남의 일처럼 방관하는 무능함을 지적하고 있다. 개발과정에서 발생하는 실패의 기술적/조직적 실체의 규명과 대책수립보다는, 조직을 사유화하기 위해 내부정치에 활용하거나 관료들 눈치보기에 급급한 나머지 진실을 가리는 일이 빈번함을 호소하고 있다. 독선과 오만, 탐욕이 아니라 원칙과 신뢰에 기반을 둔 기술조직만이 국가적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 실속 없는 ‘자력발사’의 구호도 무모한 ‘애국심’도 자연이라는 ‘철의 법칙’ 앞에서는 무효하다. 오직 현장 연구자들의 땀과 눈물, 그리고 그들을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연구개발조직만이 국민적 기대와 요구에 답할 수 있다.
우리 노동조합은 지난 6월 11일 면담에서 미래부 담당자들이 현장 연구자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2단계 사업단장 3배수 후보자들과 사업단 현장 연구자들이 함께 대화하는 자리를 만들 필요성에 대해 긍정적이고 전향적인 태도를 보인 것을 높게 평가한다.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이 직면한 기술적, 조직적, 전략적 문제들은 어느 누구 한 개인이 해결할 수 있을 정도로 녹녹하지 않다. 2단계 사업단장 후보들은 현장의 연구자들과 현재 사업의 문제를 세밀하게 진단하고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하며 기술조직을 효과적으로 재구성⋅운영할 방안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10만개가 넘는 부품 중 작은 커패시터 하나가 발사지연과 실패를 가져온다. 세월호와 메르스 사건 모두 전문성과 현장력이 결여된 탁상공론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현장의 의견을 무시한 의사결정은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와 같은 우행과 악행을 반복할 뿐이다. 우리 노동조합은 본격적이고 대대적인 기술적/조직적 혁신을 통해 새롭게 거듭나는 조직을 만들고자 하는 현장의 열망을 저버릴 수가 없다. 내부정치에 골몰한 보직자들이 아니라 직접 현장에서 문제와 부딪히고 그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심초사하는 연구자들의 의견을 모아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용의가 있다. 미래부 담당 관료와 2단계 사업단장 후보자들을 포함해서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국민들 앞에 떳떳하게 서고자 하는 자라면 누구라도, 가혹한 현실을 마주하고 손에 흙을 묻히고 고난의 대장정을 시작할 수 있어야 한다. 노동조합은 언제나처럼 함께 할 준비가 되어 있다. 그리고 그 시작은 현장의 연구자들과 2단계 사업단장 후보들의 대화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2015. 6. 23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한국항공우주연구원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