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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의 항우연 인사개입, 연구자율성은 파탄났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18-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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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21일 오후 3시 경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하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 최원호 국장이 항우연을 방문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이하 항우연)에서 개최되고 있던 국가과학기술연구회 경영협의회에 참가하고 있던 임철호 원장은 중간에 나와서 갑작스럽게 방문한 최 국장을 맞이했고 30여 분 조금 넘게 면담을 했다. 최 국장은 핵융합연구소로 가고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끊었던 담배를 피우고 있던 원장의 모습이 목격되었다. 그리고 바로 항우연의 조직개편 논의는 전면 중단되었고 41일로 예정되었던 조직개편은 언제가 가능할지 모르게 연기되었다.

 

원장은 123일 부임한 이후 항우연을 개방적이고 소통하는 기관으로 만들어 우리 직원들이 연구원의 주인으로서 서로 단합하고 화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고, 이번 조직개편 과정에서도 직원들과 소통하고 조합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다. 부원장을 비롯한 최고 부서장들 간의 합의를 통해 조직개편안을 구성하고자 기다리고 인내했고, 젊은 연구자들을 만나 그들의 아픈 이야기와 절망과 희망에 대해 들었고, 개혁과 인적쇄신을 요구하는 조합과 대화하고 몇 번이고 조합의 이야기를 청취하기 위해 노력했다. 연구조직에 대한 본인의 철학과 이상을 관철시키기에 어려운 현실을 인정하고 현장 연구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단계적인 조직개편안을 마련한 것이 320일 화요일이다. 논란도 많고 의견들도 많았지만, 최근 10년 사이에 연구원 조직에 대해서 그리고 개혁에 대해서, 항우연의 미래와 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조직이 어떤 것이어야 하는 가에 대해서, 사업단 조직과 기술조직의 구성과 평가에 대해서 이렇게 활기차게 의견을 나누고 이의를 제기하고 토론한 적은 없었다. 침체되고, 폐쇄적이고, 위계적인 조직문화에서 갑갑해 하던 연구자들이 희망을 품고 이상적인 기술조직이 어떠한 것이어야 한다고 활기차게 제안들을 했다. 그 결론이 비록 미흡하다 해도 구성원들의 여러 기대와 논의가 교차한 조직개편안이 만들어졌고, 인적쇄신을 위한 방안을 고민하는 것만이 남아있는 순간에 모든 것이 중단되었다. 과기정통부 고위 관료의 30분간의 인사개입이 항우연 구성원들이 한 달이 넘는 동안 해 온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렸다.

 

발사체 쪽은 털끝 하나 건드리지 마라, 발사체는 팀이든 인사든 아무것도 건드리지 마라는 취지의 과기정통부 국장의 말 한마디에 항우연이 정지해버렸다. 망연자실해서 담배만 뻑뻑피는 기관장의 모습이 대한민국 과학기술자의 현재 모습이다. 긍정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인적쇄신을 요구하는 발사체본부 소속 연구자들의 의견은 그 한마디에 모두 묻혀버리고 말았다. 왜 과기정통부 고위 관료가 시험발사체 발사를 볼모로 자기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자들의 의견을 대변하고 있는 것인가? 한 번이라도 현장 연구자들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들어 본 적이 있는가? 대통령이 사람이 먼저다라고 선언하고, 연구자 중심의 R&D 혁신을, 자율과 책임이 함께하는 과학기술 생태계를 이야기해도 현장에서는 아무것도 바뀌는 것이 없다. 과기정통부에서 발주하는 연구개발비는 그 부처 공무원들의 것이고, 현장의 연구자와 책임자들이 몇 번을 고민해서 방안을 만들어도 고위 관료 말 한마디에 끝장이 나고 마는 것이 현실이다. 나로호 1,2차 실패를 통해서도 그 이후의 과정을 통해서도 아무것도 배운 것이 없다. 쳇바퀴처럼 같은 일들이 무한반복되고 있을 뿐이다.

시험발사체 QMFM이 모두 제작되어 있는 상황에서 담당자의 업무가 그대로 유지되는데, 시험발사체 발사의 성공여부가 왜 조직개편하고 관련이 있나? 세계 발사체 개발과 발사의 역사는, 참여하는 모두가 중요하고 작업자 한 사람까지 진심으로 한 목표로 다가갈 때에만 발사체 개발과 발사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정말로 사람이 먼저인 것이다. 지금 현장 연구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라. 시험발사체 발사 성공을 위해서라도 지금 현장의 연구자들에게 긍정적인 변화의 신호를 주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진정으로 과학기술계를 혁신하고 연구 자율성을 보장하려 한다면,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의 부당한 인사개입에 대해 일벌백계로 강력하게 징계하고 항우연 조직개편에 대한 부당한 간섭을 철회해야 한다. 발사체본부의 개혁과 인적쇄신을 요구하는 현장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단호하게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

 

정부 관료들은 현장 연구조직을 마음대로 쪼갰다 합쳤다하며 연구현장에 사사건건 개입하면서도 그 결과에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 선진국이라면 꿈도 꾸지 못할 관료들의 행태에 그리고 거기에 좌지우지 되는 한국의 서글픈 R&D 현실에 현장의 연구자들이 절망하는 것이다. 우리 노동조합은 연구 자율성을 침해하는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의 항우연 인사개입을 강력히 반대한다. 우리 노동조합은 조직 혁신과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현장의 열망을 받아 과기정통부의 부당한 간섭과 인사개입을 막아내기 위한 지속적인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2018323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한국항공우주연구원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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