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신성철 총장은 부당해고 철회하고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 추진하라!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19-03-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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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신성철 총장은 부당해고 철회하고
기간제 노동자에 대한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라!!
해고는 살인이다. 카이스트(총장 신성철)는 지난 2월 28일자로 신소재공학과 이00 위촉기술원, 과학영재교육연구원 서00 연구원 등 기간제 노동자 2명을 해고했다. 공교롭게도 두 해고자는 각각 우리 노조 카이스트비정규직지부 여성부장과 부지부장을 맡고 있다. 카이스트는 단순한 계약기간 만료로 해당 부서 책임 교수들의 뜻이라며 발뺌하고 있지만 우리 노동조합은 명백한 부당해고이고 노조탄압의 일환이라고 판단한다.
해고된 이00 여성부장은 재료공학과 시절부터 신소재공학과까지 무려 21년 동안 장비를 관리하고 분석하는 업무를 해왔다. 20년 동안 전일제로 1년 단위 계약을 했다가 최근 부서 팀장의 강요로 6개월 쪼개기 계약을 마지못해 했고 이후 4개월, 2개월 각각 계약했다. 당사자는 여성으로서 출산휴가를 다녀온 것이 빌미가 되었고 해고가 두려워 어쩔 수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인건비가 높다’, ‘담당 업무 2명 중 1명은 없어도 된다’는 행정팀의 말이 있었고 모욕감과 수치심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신소재공학과 측은 장비의 자율사용 증가와 노후화를 빌미로 전일제 계약을 시간제로 바꾸기로 했다며 확인서에 서명하기를 요구했다. 어떤 노동자가 자신의 노동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자는 확인서에 서명하겠는가? 처음에는 1년 유예하고 2020년부터 시간제로 바꾸자고 하더니 이를 거부하자 입장을 바꾸어 올해 3월부터 변경하지 않으면 더 이상 계약은 없다고 엄포를 놓았다. 그마저도 거부하자 그 책임을 당사자에게 떠넘기고 해고했다. 신소재공학과 측의 해고 사유가 무색하게 이00 여성부장은 2014년도에 카이스트의 직원상을 수상했다. 관리하는 장비의 재정 현황을 보더라도 2020년까지 흑자 추세를 보이고 있었다.
해고된 서00 부지부장은 2016년부터 과학영재교육연구원(이하, 연구원)에서 3년여 가까이 연구원 운영사업에 참여했고 3차례 재계약했다. 연구원이 2019년에 협약 중인 여러 사업 중 팀 내 대부분의 사업에 참여하고 있었다. 연구원은 재계약 거부 사유로 계약기간 만료 이외에 다른 특정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연구원에서 2월 28일자로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기간제 노동자 15명 중에서 유일하게 재계약을 거부당했다. 심지어 서 부지부장과 동일한 업무(과제)를 수행하는 연구원은 정규직 전환심의위원회를 거쳐 2018년에 정규직으로 전환한 사례도 있다.
우리 노조는 서 부지부장의 해고 사유에 대해 노동조합 활동으로 인한 보복으로 판단하고 있다. 노조 간부로서 연구원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과정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지적했고, 노조에 가입한 이후 부지부장에 대한 부팀장직 사퇴와 노조 탈퇴 요구, 행정팀의 노조탈퇴 종용, 가입 시 불이익 발언 등 부당노동행위가 실제로 지속되어 왔음을 확인했다. 해고를 막기 위해 연구원 원장과 면담도 해봤지만 다른 해고 사유를 말하지 않았다.
두 해고자는 부당해고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며칠간 출근하여 일할 의사를 밝혔다. 그런데 신소재공학과는 분석실, 사무실 문과 컴퓨터 비밀번호를 변경해 버리고 잠시 화장실 간 사이에 분석실 전등을 꺼버리고 문까지 잠가버렸다. 과학영재교육연구원에서는 서 부지부장의 책상도 바로 빼 버렸다. 그 동안 카이스트 구성원으로서 자긍심을 갖고 일했지만 지금은 쓰다버린 소모품이 됐다는 참담함과 허망함으로 말미암아 해고자들은 극심한 정신적 충격에 휩싸여 있다. 해고를 통보한 신소재공학과 학과장과 과학영재교육연구원 원장은 관련 학계에서 석학일지 모르지만 노동자를 대하는 태도와 행태를 보면 노동에 대한 무지함이 여실히 드러난다.
이렇듯 카이스트 내 이중의 사용자 구조 속에서 1천2백여 명에 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교수들의 전횡과 해고 위협 속에서 노동자로서 누려야 되는 자신의 권리를 당당하게 주장하지 못하고 숨죽이며 일하고 있다. 계약 기간 만료로 다른 부서로 이동할 경우 사직서를 요구받고도 해고가 두려워 마지못해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성 노동자들에 대한 성희롱과 성추행 피해도 보고된 바 있다.
신성철 총장은 해고 철회 요구에 대해 해당 부서 교수의 뜻이라서 어찌할 수 없다며 무책임한 입장을 밝혔다. 실제 카이스트 기간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채용 등 인사는 부서의 책임 교수가 행사한다. 그러나 형식적으로 총장과 근로계약을 맺는다 하더라도 법적인 실체는 카이스트 사용자가 당사자이다. 결국 부서 교수들의 해고 통보는 실제적인 계약 당사자가 아니어서 권한 없는 자의 행정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이번 부당해고 사건은 노동관계법,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관련 판례에 비추어 보아도 명백한 위법이다. 부당해고 사건을 대하는 사용자의 무책임한 자세와 부서의 행태를 보면 카이스트가 정부 지침대로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을 이뤄낼 수 있을지 뿌연 미세먼지처럼 답답하다. 현재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절차가 지지부진한 상태고 수긍할 수 없는 불합리한 점도 상당수다. 카이스트 사용자는 부당해고를 즉각 철회하고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과 비정규직 고용안정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 두 해고자에 대한 해고를 당장 철회하고 즉각 복직시켜라!
- 신소재공학과와 과학영재교육연구원의 부당해고 관련자를 중징계하라!
- 신성철 총장은 기간제 노동자에 대한 고용안정과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에 적극 나서라!
2019년 3월 11일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