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박수경 신임 대통령과학기술보좌관 임명에 바란다!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05-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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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경 신임 대통령과학기술보좌관 임명에 바란다!
- 공공성 강화를 위한 과학기술정책의 대전환에 나서라 -
5월 4일 문재인 대통령은 석 달 가까이 공석이던 대통령 과학기술보좌관에 KAIST 기계공학과 박수경 교수를 임명하였다. 대통령의 임기가 반환점을 돌아 후반기로 들어섰음에도 PBS 폐지 등 과학기술분야 공약은 별로 실현되지 않았고, 현 정부가 임명했던 과학기술보좌관들도 불통과 무능력 등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피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박수경 신임 보좌관이 문재인 정부의 과학기술정책을 새롭게 바꾸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싶다.
박수경 신임 보좌관은 과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할 당시 연구현장의 고충을 전달하는 양방향 소통을 강조한 바 있다. 최근 밝힌 보좌관 임명의 각오에서는 소통창구로 열심히 일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연구현장 출신이고 소통을 강조하는 박수경 신임 보좌관의 자세는 뿌리 깊은 관료주도의 지배구조와 불통으로 꽉 막혀있던 정부의 과학기술정책에 어떤 숨통을 열어줄 수 있을 것인가?
우리 노동조합은 올해 제53회 ‘과학의 날’을 맞이하여 공공연구개발시스템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4대 정책제안을 발표한 바 있다. PBS 폐지, 출연연 내외부의 민주적 거버넌스 확립, 연구성과의 공공적 활용체제 구축, 출연연 노동조건의 정상화 등 4대 정책제안은 연구현장의 축적된 경험과 생생한 목소리를 바탕으로 제시한 요구들이다. 박수경 신임 보좌관이 구체적 연구현장과 소통하면서 파악하게 될 과학기술계의 주요 현안 역시 이 4대 정책제안을 반드시 포함하게 될 것이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라는 전대미문의 사태는 사회적 재난 상황에서 과학기술의 공공적 역할과 기여의 중요성을 더욱 분명히 하였다. 정부의 공공적 자금지원을 받아 이루어지는 공공연구개발활동은 우리 사회의 절실한 필요와 수요를 해결하고 충족하는 것을 최우선과제로 삼아야 한다. 공공부문 연구현장의 연구자와 연구기관이 예산을 움켜쥔 정부부처의 눈치를 보며 예산확보를 위한 단기적 연구성과물에 급급하여 국가와 시민사회가 절실하게 필요한 연구를 하지 못하거나 도외시한다면, 그것은 공공연구개발시스템에 대한 국민적 사회적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다. 더구나 코로나19와 같은 사회경제시스템의 위기에서 공공연구개발시스템이 사태해결을 위한 제 구실을 못하게 될 것이다. 청와대는 과학기술정책의 컨트롤타워로서, 공공연구개발시스템이 원래의 제 구실을 할 수 있도록 범부처 차원에서 과학기술정책을 기획하고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계의 주요 사회적 이해당사자들과 광범위한 협의와 의견수렴, 소통을 일상화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는 국가연구개발 행정체계에서 부처 이기주의의 극복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은 끊임없이 지적해 왔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에서도 부처 이기주의는 그 막강한 힘을 발휘하여,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던 PBS 폐지를 가로막은 주요한 이유의 하나가 되었다. 박수경 신임 보좌관이 연구현장의 핵심 정책과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추진하고자 한다면, 부처 이기주의를 극복하고 관료중심 체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무엇보다 우선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과학기술보좌관을 지원하는 보좌관실의 인력 구성도 관료 일변도에서 벗어나 연구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직접 듣고 소통할 수 있는 체제로 바꾸어야 할 것이다.
우리 노동조합은 박수경 신임 보좌관이 좀 더 낮고 겸허한 자세로 과학기술계 연구현장 저변을 꼼꼼히 살피고 여러 제도적 개혁과제와 해결방안을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제대로 도출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를 통하여 과학기술의 공공성 강화를 힘 있게 추진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우리 노동조합은 이를 위해 언제든지 신임 과학기술보좌관과 만나 의견을 나누고 지혜를 모을 준비가 되어 있음을 밝힌다.
2020년 5월 8일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