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_에너지기술연구원 비정규직지부] 정규직 전환 하랬더니 용역노동자 집단해고!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08-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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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전환 하랬더니 용역노동자 집단해고!
- 문재인 정부 정책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김종남 원장 규탄한다! -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김종남 원장이 문재인 정부 정책에 따라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고 있던 전기, 기계 등 시설관리노동자 6명을 7월 31일 해고했다. 김종남 원장은 7월 31일 16시 50분 경 공고문을 게시해 새로운 용역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시설노동자 6명에게 ‘과업종료 즉시 퇴거’하고, ‘연구원 출입이 제한’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해고를 통보했다.
인력과 재정 안정성이 높은 공공기관이 용역계약을 체결하지 못해 노동자를 사실상 해고한 것은 사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도 처음이다. 무언가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 분명하다.
우리 노동조합은 이러한 상황이 벌어진 원인이 사용자의 아집과 무능, 용역노동자에 대한 근본적인 차별과 배제의식에 있다고 확신한다.
■ 고용유지, 용역계약 소급 적용하자는 노조 요구 거절, 의도적인 계약 해지
우리 노동조합은 ‘해고’ 공고문 게시 직후 곧바로 연구원 사용자와 면담하여, 시설노동자를 무조건 해고할 것이 아니라 고용을 유지하고 계약이 체결되면 이를 소급하자고 제안했다. 용역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공백 기간에 대해서는 연구원 사용자에게 어떠한 책임도 지우지 않겠다는 확인서를 작성하겠다고도 했다.
사용자는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은 채 무조건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내놓았다. 시설노동자의 고용 유지를 위해 우리 노조와 당사자가 모든 것을 양보했지만 마치 계약해지가 목적인 것처럼 아무런 대안을 내놓지 않았다.
사용자의 계약해지가 의도적으로 보이는 이유는 또 있다. 시설 용역 재계약은 이미 어려움을 겪었다. 그렇다면 정규직 전환을 서두르거나 재계약이 어려움을 겪는 원인을 해소하는 것이 사용자의 마땅한 책무이다. 하지만, 사용자는 4월 정규직 전환 협의기구 이후 시설노동자와 관련하여 제대로 된 협의를 진행하지 않았고, 근무시간의 현실적 변경 등 제도를 개선하지 않은 채 입찰을 진행했다. 계약 체결을 위한 성실한 노력은 전혀 없었던 것이다.
■ 정책 발표 후 3년이 지나도록 정규직 전환 불이행, 용역노동자 겁박 일삼아
사용자의 용역노동자에 대한 악의적인 행위는 정규직 전환 초기부터 있었다. 정규직 전환 정책이 발표된 것이 2017년 7월 20일이었지만, 용역노동자에 대한 협의는 1년이 훨씬 지나 시작했다.
1년 넘게 뒤늦은 협의도 사용자가 독단적으로 진행했다. 자회사 전환 방안을 합의하지 않았는데도 회의록을 조작해 과기부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에 보고해 자회사 전환 승인을 받았다가 당사자들이 반발해 다시 협의를 해야 하는 헤프닝을 자초했다.
정부 가이드라인에 엄연히 직접고용 방안이 제시되어 있는데도 ‘장관이 나를 잘라도 직접고용은 안된다’며 노동자를 겁박하고 문재인 정부 정책에 노골적인 반기를 들기도 했다.
직접고용으로 전환하면 다수가 탈락할 것이고, 정년을 기존 정규직과 동일하게 적용해 61세가 넘는 고령노동자는 모두 해고될 것이라고 겁박했다. 두 사안 모두 정부 정책과 기이드라인(고용안정을 헤지지 않도록 전환, 고령친화 직종 기존 정년 보장)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내용이지만 사용자는 거침이 없었다.
■ 용역노동자 운영 심각한 상황
에너지기술연구원의 용역노동자 노동조건은 과학기술계 출연연 중에서 대단히 열악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동종 업종에 비해 낮은 임금, 대부분의 기관이 수년 전에 폐지한 24시간 맞교대 근무, 국가계약법을 위반한 수십 년간 수의계약 의혹, 특정 관리자에 대한 수당 과다 지급 의혹 등이 그런 사례들이다.
몇 가지 사안은 용역노동자가 우리 노조에 가입한 이후 해소되었지만 몇몇 심각한 문제는 사용자가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 일방적인 전환 위해 노동자 겁박 용납하지 않을 것
이번 시설노동자에 대한 계약해지는 생존을 위협하는 악랄한 해고이다. 이러한 행위의 목적이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노동자의 의지를 꺾고 사용자가 원하는 자회사 방안을 관철하려는 것이 분명하기에 대단히 잔악하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도록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과기부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도 책임이 크다. 회의록을 조작해 정부를 속이고 노골적으로 정책에 반하는 언행을 일삼으며, 결국에는 정규직 전환 협의 중인 비정규직 노동자를 집단해고하는 김종남 원장과 사용자들을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코로나 위기 시대에 정부와 공공기관이 막대한 재정을 투여해 노동자와 민중의 생존을 보호하고 일자리를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공공기관인 에너지기술연구원 사용자가 비정규직 노동자를 거리로 내몰아 생존을 위협하는 일은 절대로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다.
당장 시설노동자 6명이 현장으로 돌아가도록 조치하고,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공정하고 객관적인 정규직 전환 협의를 시작하라!!!
과기부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는 조속히 정규직 전환 추진을 마무리하도록 미합의 기관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라!!!
2020년 8월 3일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