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과기정통부는 화학(연) 비상대비업무 담당자 임용 강제 철회하고 시대착오적 출연연 비상안전계획관제도를 혁신하라!
작성자 | 조용국 | 작성일 | 21-0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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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성명서]
과기정통부는 화학(연) 비상대비업무 담당자 임용 강제 철회하고
시대착오적 출연연 비상안전계획관제도를 혁신하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에서는 한국화학연구원(이하 화학(연))에 “비상대비자원 관리법”을 근거로 군 출신의 비상대비업무 담당자(이하 담당자)의 임용을 강제하고 있다. 이러한 과기부의 행위는 총액 인건비로 운영되는 출연(연)인 화학(연)에 인건비 추가 지원 없는 인사채용을 강요하는 부당한 것이며 시대착오적인 제도를 강요하는 잘못된 정책이다.
비상안전계획관 제도와 운영으로 인해 화학(연)이 입는 피해는 하나 둘이 아니다. 우선, 업무와 평가에 대한 특혜문제가 있다. 비상안전계획관에게는 법령에 의해 해당 업무 이외에는 다른 업무를 배정하지 못하게 하고 직급과 평가 등에서 별도 평점을 부여함으로서 업무량이나 평가에서 특혜를 주고 있다. 게다가 이미 비상대비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직원에 채용되어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업무중복으로 인한 비효율 문제, 인력 및 인건비낭비에 대한 지적도 있다.
따라서 화학(연)의 경우 비상대비업무 담당자는 이미 해당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직원을 선임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안이다.
이들의 고액연봉도 출연(연) 운영에 심각한 부담을 주고 있다. 2021년 정부가 정한 인상율은 자연승급분 포함 0.9%다. 그러나 화학(연)의 경우 평균 자연승급율 1.8%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인건비가 부족하여 정부 임금인상 가이드라인 적용도 어려운 상황에서 1억여원의 인건비를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화학(연) 비상안전계획관 강제 임명은 그동안 문재인 정부가 역점을 두었던 채용의 공정함과도 거리가 멀다. 정작 인력이 필요한 행정인력에 대해서는 특별채용을 허용한 사례가 단 한 차례도 없었고 관련 규정도 없다.
화학(연) 종사자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이공계 출연(연) 종사자의 경우 98년 외환위기 이후 정년이 단축되고 비정규직 노동자가 급속도로 확산되는 등 인력문제로 지금까지도 고통 받고 있다. 연구업무에 꼭 필요한 신규인력 채용을 위해 T/O를 배정받는 것도 하늘에 별따기다.
그럼에도 수백만 원의 연금을 받고 있는 퇴직군인의 노후 특혜를 위해 출연(연)이 불필요한 인력에 1억 가까운 고액의 인건비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은 결코 납득할 수 없다. 특히, 취업을 앞둔 젊은 예비과학자들에게 정부의 태도는 납득하기 어렵다. 출연(연) 연구현장에서 느끼는 구성원들의 좌절감과 비애는 클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화학(연)의 경우 (전)비상안전계획관의 비이성적인 행동들로 인하여 내부의 인식이 매우 부정적이고 이로 인해 연구원 이미지가 추락하였고 해당 계획관은 징계를 받기도 하였다. 종합적인 판단으로 굳이 비상대비업무 인력의 신규 임용이 필요하지 않다는 화학(연)의 설명에도 과기정통부에서는 2월 초에 소령 출신의 담당자를 선임하겠다고만 하고 있다.
과기정통부가 화학(연)에 임용을 강요하고 있는 비상안전계획관은 비상대비 자원관리 중점기관의 업무담당자이며, 현재 출연(연)에는 화학(연)을 포함 9군데 기관이 중점기관으로 지정되어 있다. 2007년, 우리 노조의 전신인 과기노조는 이 제도 실시와 관련해 강하게 반대한 바 있다(첨부자료). 과학기술부는 현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군 출신의 비상대비업무 담당자의 취업을 강제로 밀어부쳤고, 그 결과 현재까지도 존속하고 있다.
또한 어떠한 기준에 의해 중점관리대상 기관으로 선정되었는지 조차 해당 기관에서는 알지 못한다.
국가비상시 인적·물적 자원 관리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문제이기는 하나, 과기노조가 우려했던 대로 비상대비업무 담당자에 퇴역군인들을 임명하는 것은 결국 부작용만 키웠다. 이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법·제도를 시급히 개편해야 한다.
우리는 과기정통부에 분명히 요구한다. 과기정통부는 화학(연) 신임 비상안전계획관 임용을 즉시 철회하라. 현행 비상대비관리업무와 업무 담당자 임용에 대한 전면적인 제도 검토를 통해 현실성 있게 혁신해야 한다. 냉전시대 국가비상사태가 아니라 현재 직면하고 있는 감염병, 기후위기와 같이 국가적 재난, 재해 위기를 맞아 제대로 된 대비가 가능한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
우리는 시대착오적인 제도운영과 낙하산식 임용 강요에 대해 단연코 반대하며 임용 철회를 위하여 어떠한 행동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화학(연)에 군 출신의 비상대비업무 담당자의 임용을 즉각 철회하라. 그렇지 않을 경우 끝까지 강력히 투쟁할 것이다.
2021년 1월 29일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