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추모 152일, 원장 대행 체계 78일 연구원은 더 이상 유족의 아픔을 외면말고 조속히 지원하라
| 작성자 | 정상협 | 작성일 | 26-02-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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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추모 152일, 원장 대행 체계 78일
연구원은 더 이상 유족의 아픔을 외면말고 조속히 지원하라
한국지방세연구원에서 29살 청년이 조직적 직장내 괴롭힘을 당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지 벌써 152일이 되었다. 그동안 유족들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상실감 속에 지옥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연구원, 이사회(이사장: 정종섭 한국국학진흥원 원장), 감독기관인 행정안전부(장관: 윤호중) 등은 그 누구도 유족들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이가 없다. 모든 책임은 전 원장에게 있고, 원장이 그만둔 만큼 다음 원장이 와서 이를 수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지난 11월 22일부터 원장 공석 상태가 78일째나 이어지고 있다.
고인은 행정안전부 사무관의 추천으로 연구원에 사무직으로 입사하게 되었다. 최초 담당업무는 연구행정이었으며, 당시 직장 선배는 업무상 용도로 녹음 기록을 활용해야 한다고 전달하였다. 입사한 지 몇 달도 지나지 않아 고인은 상사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게 됐고, 이에 대응하고자 녹음 기록을 확인하던 중에 연구과제 평가에 조작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인지하게 되었다. 이에 연구행정을 담당하는 직원으로서 책임을 다하고자 용기를 내어 공익제보 형식으로 평가조작을 내부고발하였다.
고인은 소속 부서장, 부원장, 원장 등 차례대로 연구원 임직원에게 연구원의 부조리에 대해 알리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들 중 일부는 오히려 가해자로 돌변하기도 하였고 일부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이에 고인은 행정안전부 지방세연구원 담당 사무관에게 여러 차례 연구원의 부조리한 운영을 시정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하였으나 어떤 것도 시정되지 않았다. 감독기관인 행정안전부는 지방세연구원 이사회에 당연직 이사(지방세제국장) 및 감사(지방세정책과장)로 참여하고 있으면서도 고인의 외침을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인을 괴롭힌 가해자에 대한 첫 징계를 다뤘던 인사위원회는 2024년 5월, 가해자들이 오히려 고인을 적반하장으로 징계 요구하여 억울하게 열린 인사위원회는 2025년 5월에 개최되었다. 주객이 전도된 인사위원회의 위원에는 행정안전부 지방세제국장이 포함되어 있다.
고인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 2주 전에 열린 이사회에서는 고인과 사측 간 법률비용이 포함된 예산을 3억 원 이상 증액하였다. 당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한국지방세연구원의 부조리한 운영이 소개되자 어떤 직원은 “니가 그랬지?”라고 캐묻기도 하였다. 극단적 선택 전날 연구원 측 변호사가 사측과 고인과의 민사합의를 하지 않겠다고 통보하였고, 고인은 어머니와의 마지막 통화에서 ‘깜짝 놀랄 일이 있을 거야’라고 말했다.
이미 초과 지출된 자문수수료 예산을 불법적으로 증액하는 과정에서 고인은 경영진에도, 노조에도 잘못된 것이 아니냐고, 잘못된 걸 알면서도 추경한 거냐고 묻고 또 물었다. 행정안전부 지방세정책과장이 참석했던 이사회에서 사측의 법적 대응을 위한 예산을 증액한 것이 고인에게 크나큰 압박이 됐음은 의심없이 명백하다. 2024년 5월부터 2025년 8월까지 고인을 살릴 수 있었던 순간마다 행정안전부와 이사회가 그 길목을 막았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은 사망사건이 발생했음에도 여전히 조금도 변하지 않고 있다. 지난 11월말 이사회가 원장 대행이 인사, 조직, 예산 등 주요 권한 행사를 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신임 원장 추천이 오기까지 기다리도록 하였다. 이에 인해 유족들에 대한 실질적 위로와 보상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특히 12월 특별근로감독 결과가 나온 이후 연구원은 노동청 특별근로감독 결과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했을 뿐 유족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위로나 입장을 밝힌 바 없다.
행정안전부는 이 사건과 어떤 연관도 없는 해당 부서 신규발령자로 하여금 약속도 없이 유족을 갑자기 방문하도록 하여 곤란에 처하게 하였다. 고 오요안나씨의 경우 특별근로감독 결과가 나온 후 MBC 사장이 공식 사과하고, 명예사원증 수여, 유족 보상, 사내 추모공간 마련 등을 발표한 것과는 참으로 대비된다.
지금까지도 가해자 중 누구 하나 유족들에게 도의적으로라도 책임지는 자세로 사죄한 이는 없다. 이런 직장에 아들이 입사했다고 축하했고, 그리고 진작에 직장을 그만두게 하지 못했음에 유족들은 통탄하고 있다. 152일이 지나면서 밝고 듬직했던 고인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지고, 주위에 알리기도 어려워 제대로 위로받지 못하는 일상에서 유족들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묵묵히 감당하는 중이다.
고인을 추억하는 직원들은 고인의 용기에 감사하고 있다. 고인이 제보하지 않았다면 연구원의 비리는 은밀하게 계속되었을 것이고, 이로 인해 많은 피해자가 양산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켜주지 못한 것에 대해 자책하면서 합리적 리더십을 갖춘 신임 원장 임명으로 고인이 바라던 부조리 없는 직장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유족들의 바람은 가해자들에게 잘못에 상응하는 합당한 조치가 이루어지고, 고인의 염원대로 연구원 조직이 건강하게 개선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유족들은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편지로, 그리고 약속 없이 찾아왔던 행안부 공무원에게도 고인을 아들 같이 챙겼던 원내 출신 민간전문가가 빨리 원장으로 와서 합리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게 해달라고 간곡히 호소했다. 유족들은 신임 원장이 지방세연구원 부조리의 구조적 원인을 제거하여 아들과 같은 피해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를 진정으로 바라고 있다.
시‧도지사협의회,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한국지방세연구원 이사회, 행정안전부 등은 더 이상 유족들의 아픔을 외면하지 말고, 전관이 아닌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신임 원장을 조속히 선임하여 유족들에 대한 실질적 위로와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연구원 조직을 고인이 바라던 바와 같이 부조리 없이 합리적으로 운영되도록 재건해야 한다.
2026년 2월 9일
민주노총·공공운수노조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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