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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2024년 과학의 날_ 모든 과학기술인 종사자들이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작성자 조용국 작성일 24-04-19

본문

2024년 과학의 날 성명서

모든 과학기술인 종사자들이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

 

지난 410일 치러진 제22대 총선에서 야당이 압승했다. 윤석열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민심이 폭발한 결과다. 작년 7월 윤석열 대통령의 과학기술인 연구비카르텔 발언 이후 벌어진 일방적인 R&D 예산삭감은 과학기술인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선진국들과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과학기술 퇴보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높았다. 윤대통령은 총선을 앞두고 여론을 수습하려 예산 증액 약속을 남발했다. 그러나 연구개발비를 회복하라KAIST 청년 연구노동자 입틀막 사건으로 국민의 분노는 오히려 증폭됐다. 윤석열 정권이 2024R&D 예산 증액 약속을 했지만 시행령, 고시 등을 통해 공공부문 연구기관들에 대한 구조조정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의 미래를 체계적으로 설계하고 지원할 수 있는 국가 과학기술 콘트롤타워를 구축해야 합니다.

 

과학기술이 우리 국민의 미래 먹거리라는 것을 온 국민이 알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른 경제 발전과 고도성장을 이뤄냈다. 모든 국민들이 열심히 일한 노력과 함께 과학기술에 대한 투자와 기술 발전이 그 토대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가깝게는 10, 길게는 50년 그리고 100년 후에 우리 경제를 무엇으로 뒷받침할지는 지금의 과학기술이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년 윤대통령의 R&D 예산삭감은 온 나라의 과학기술 근간을 흔들어 놨다. 연구비가 대폭 삭감되면서 연구자들은 수행하던 연구를 축소하거나 포기했다. 그리고 신진연구자와 포닥, 미래의 과학기술을 책임지게 될 학생연구원들까지 과학기술계에 종사하는 것이 미래의 불안함으로 이어지게 해 이공계 기피현상 심화와 인력양성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판단된다. 과학기술 인력의 단절은 과학기술의 후퇴로 나타날 것이 뻔하다. 이뿐 아니라 R&D 예산삭감은 정부출연구기관 뿐만 아니라 지역 기업들과 협업하고 신제품을 개발하는 전문생산기술연구소까지도 타격을 받게 되어 지역경제가 심각하게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의 변화로 우리 과학기술계는 이리저리 흔들리기 일쑤였다. 이럴 때마다 우리 과학기술은 최선봉에서 주도하고 있던 선도 분야를 빼앗길 위기에 처했었다. 국력의 근간이 될 과학기술이 흔들리지 않고 나아갈 수 있도록 길게는 100년까지를 내다보고 과학기술의 방향을 계획할 수 있는 과학기술 예산과 정책을 총괄할 콘트롤타워를 구축해야 한다. 과학기술계 원로와 현장 연구자 및 종사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든든하고 흔들림 없는 콘트롤타워를 만들어 국민을 위한 밝은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연구인력의 저변 확대를 위해 연구자들의 실질적 처우개선(65세 정년환원, 임금, 복지, 연구자율성 확보)과 안정적 연구 환경을 구축해야 합니다.

 

이번 R&D 예산 삭감 문제가 불거지면서 연구자들이 다른 분야, 다른 국가로의 이탈이 더욱 가속화되고 연구자들의 성장 생태계 붕괴가 시작되었다. 연구 인력은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지지 않는다. 연구자 한 사람을 키워내기 위해 수많은 시간과 인적, 물적 인프라가 필요하다. 해외로 떠나는 연구자들은 늘어나고 나간 연구자들은 돌아오려고 하지 않는다. 과학기술계 학과 지원자들은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과학자가 어린이들의 장래희망과 가장 선호하는 일자리가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과학기술을 책임질 젊은 연구자들이 줄어들고 있다. 20년 후가 되면 연구를 수행할 연구자가 없어서 우리 과학기술이 심각한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쉽게 예측 가능하다.

 

왜 젊은 연구자들이 과학기술계를 떠나는지 우리는 그 이유를 잘 알고 있다. 과학기술인들에 대한 사회적 품격과 지위를 격상시켜야한다. 연구자들의 임금과 복지 수준을 높이고, 안정적으로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연구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청년들이 선호하고 종사자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직업군 된다면 연구인력의 저변은 자연스럽게 확대로 이어질 것이다. 그결과 많은 연구자들이 다양한 기술 연구에 도전하게 될 것이고, 우리의 미래 먹거리는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

 

 

과학기술인이 편안하게 연구할 수 있는 환경과 함께 인적 인프라를 안정적으로 구축해야 합니다.

 

과학자가 연구에 몰두하기 위해서는 주변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야 한다. 실험실, 연구장비와 같은 인프라 구축은 우리나라가 다른 어떤 나라에 비해 잘 갖춰져 있다. 그러나 연구자가 연구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인적 인프라는 대부분은 고용이 불안정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언제든지 필요할 때 요청하면 필요한 시설을 신속하게 처리해 줄 수 있는 설비인력, 쾌적하고 잘 정돈된 환경에서 연구할 수 있도록 돕는 청소인력, 밤늦게 연구소에서 일할 때도 안전함을 느낄 수 있는 보안인력, 다양한 행정서무를 지원해 줄 수 있는 행정인력 등의 노동자들도 실험장비와 같은 물적 인프라 못지않게 중요한 인적 인프라이다.


이러한 인적 인프라 구조는 외주화를 통해 용역과 자회사의 형태로 운영하다보니 연구자가 필요할 때 필요한 설비를 직접 요청할 수도 없다. 이뿐 아니라 용역사의 관리비용과 VAT의 형태로 인해 전체 약 20%에 가까운 비용이 낭비되고 있다. 이 외에도 소속이 같은 직원이었다면 직접 수행해도 되는 업무를 추가로 별도의 용역발주를 통해 해결해야 하는 것까지 그 비용을 산정한다면 낭비되는 비용은 천문학적으로 커진다.

 

R&D 비용을 삭감해서 비용을 절감할 것이 아니라 상시지속 업무를 수행하는 인력을 정규직화하는 것만으로도 각 기관 경상비를 상당 부분 절감할 수 있다. 이렇게 절감한 재원은 R&D에 재투자 하거나 연구인력의 처우를 개선하는데 사용할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연구자들이 편안하게 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인적 인프라를 확충할 수 있다.

 

 

과학기술계 모든 종사자들이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과학에 흥미와 재미를 느낀 청소년들이 카이스트에 입학해 의대로 다시 편입하는 일이 다시는 없도록 해야 한다. 이번 22대 국회에 입성한 의원들은 민심의 요구를 제대로 받아 안아 R&D 예산삭감 복원, 증액 약속을 반드시 지키고 정부의 연구기관들의 통폐합 구조조정, 지배구조 개편 의도를 중단시켜야 한다. 또한 과학기술 연구자 및 종사자들의 실질적인 처우개선을 위해 제대로 된 제도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과학기술인들이 과학기술 개발로 더 많은 성과물을 만들어 우리 국민을 더 행복하게 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는 본연의 사명을 다할 것을 우리 노동조합은 제57회 과학의 날을 맞아 촉구한다.

 

 

2024. 4. 21.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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